지난주 5.3% 상승
전문가 “8700달러까지 오를 것” 전망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3월물 구리는 이날 장중 한때 톤당 8406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2012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다만 이후에는 상승 폭을 소폭 축소해 톤당 839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중국과 미국 시장의 휴장으로 매매가 저조했음에도 미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추진, 백신 보급 등이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기대가 가격을 뒷받침했다.
구리는 에어컨에서 자동차, 전력망 등에 이르기까지 건설·전기·전자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산업용 금속이다. 경기 변동에 따른 수요가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전 세계 경기 동향에 민감한 원자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구리 가격이 경기 전환점을 선행해 보여준다는 점에서 ‘닥터 코퍼’라 부른다.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구리 가격은 코로나19 충격파로 내리막을 탔다.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한 작년 3월에는 톤당 4000달러대로 주저앉기도 했다. 하지만 각국의 경기 부양과 유동성 공급 등에 힘입어 차츰 반등하기 시작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난 중국에서의 강력한 수요가 구리 가격 상승에 일조했다. 중국의 경제 활동 정상화 추진에 공장 가동 등 산업 활동이 재개되면서 구리 수입이 늘어난 것이다.
세계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구리 수요 증가, 인플레이션을 우려에 따른 투자자들의 원자재 매수세는 올해까지도 구리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주에도 구리 가격은 전주보다 5.3% 상승, 작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인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리 가격 강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리 가격이 8700달러까지 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레 한센 삭소은행 원자재 전략팀장은 “리플레이션(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심한 인플레이션까지는 이르지 않은 상태)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은 데다가 중국 공장의 가동률도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작년 초만큼 (구리) 수요가 약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구리 가격은 87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