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덕철 "자영업자 손실은 전문영역…다른 부처가 더 적절"
17일 처음 국회 심의 테이블에 오른 자영업자 영업손실 보상제를 두고 보건복지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손실보상제가 담긴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이 상정돼 대체토론이 이뤄졌다. 민주당은 감염병예방법에 방역을 위한 제한 규정이 담긴 만큼 그에 따른 보상 규정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자영업자 보상 문제는 다른 부서가 더 적절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후 해당 법안들은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됐다.
먼저 서영석 민주당 의원은 “감염병예방법상 제한조치에 따라 책임도 따라와야 한다는 점에서 자영업자 손실보상 근거가 들어가야 한다”며 “구체적인 손실보상에 대해선 세부적 논의를 하더라도 보상 관련 내용은 담겨야 방역당국의 책임성이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은 보건·의료가 전문분야라 소상공인·자영업자 매출 손실 부분은 감당하기 쉽지 않다”며 “의료기관의 손실에 대한 보상은 규정을 만들어 시행 중”이라고 맞받았다.
고영인 민주당 의원도 나서 재산권 제한에 대해 법률로써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는 헌법 제23조를 내세우며 “재산권을 제한하는 게 감염병예방법에 근거하니 보상도 같은 법에 두는 게 당연한 것”이라면서 “보상에 대해 선언적·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시행령으로 보완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권 장관은 그럼에도 “의료기관은 보상 규정이 돼 있는데 자영업자 피해 산출은 상당히 (우리 소관이 아닌) 전문영역”이라며 “감염병예방법상 근거를 직접 기술키보단 방역조치에 따른 손실을 별도 특별법에서 보상할 수 있다고 하는 게 입법기술상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고 의원은 “자칫 보상이 복잡하고 책임이 넓어지니 복지부가 이걸 피해보려는 복지부동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비춰 진다”며 “자영업자 손실보상은 복지가 아니라 방역 대책이다. 기존 것을 벗어나면 우리 것이 아니라는 태도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권 장관은 “보상 규정을 특별법으로 만들지, 감염병예방법에 둘지는 정부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 중”이라며 “(다만) 저희 생각에는 감염병예방법에 담기에는 복지부와 질병관리청보다 다른 부처가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견지했다.
자영업자 손실보상제 입법 방향은 세 갈래로, 감염병예방법 제70조에 실린 손실보상 확대안, 소상공인기본법에 손실보상제 신설안, 별도 특별법 제정안 등이다. 정부는 범부처 TF와 연구용역을 통해, 민주당은 발의된 법안들을 놓고 어느 방향으로 정할지 고민 중이다.
이 중 이날 처음으로 국회 심의에 오른 감염병예방법 개정은 지난해부터 여야를 막론하고 여러 안을 발의됐다. 하지만, 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은 물론 기획재정부도 검토보고서를 통해 어렵다는 의견을 개진한 상태다.
당과 정부는 감염병예방법은 선택지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이날 서영석·고영인 의원은 감염병예방법에 근거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전날 박홍근 의원은 특별법 제정이 적절하다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당부했다. 복지위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소상공인기본법 개정 쪽에 힘을 싣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감염병예방법에는 검토보고서와 복지위를 통해 공개 반대를 한 만큼 권 장관이 언급한 특별법 마련 등 다른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