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날 증시에서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가가 장중 40만 원을 넘었다. 장 후반 상승폭이 줄며 종가 기준 40만 원을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장중 40만5000원을 터치하며 신고가를 다시 썼다.
하루 전인 15일에는 카카오가 사상 최초로 50만 원의 벽을 넘어선 가운데 전날 증시에서도 상승 마감하며 51만4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언택트 기조가 확산되면서 지난해 9월까지 급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고평가 논란까지 더해지며 연말 코스피 랠리 때 다소 소외된 감이 있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의 경우 코스피 지수가 9% 오르는 동안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 상승률은 각각 2.4%, 4.0% 가량 상승에 그쳤다.
그렇지만 지난 해 4분기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과 지난달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 등 기술주 상승과 함께 두 회사의 주가도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올들어서 각각 34.70%와 31.96%가 상승했다. 때문에 두 회사의 합산 시총은 전날 종가 기준 110조 원을 넘어섰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한다는 밝히면서 더 뛰기 시작했다. 쿠팡의 상장 소식이 전해진 뒤 첫거래일인 지난 15일에는 5.18%가 올랐다. 네이버 쇼핑의 경쟁사이기도 한 쿠팡이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가 30조~55조 원에 이른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네이버의 가치가 재평가 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이들 종목의 상승세는 외국인들이 이끌었다. 최근 1달사이 외국인 투자자들은 카카오를 5170억 원, 네이버를 4216억 원 사들였는데 이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첫 번째와 세 번쨰로 많이 사들인 것이다. 특히 외국인들은 최근 1주일 사이에만 카카오를 4391억 원어치 대거 순매수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이 회사들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주 하이투자증권은 카카오 목표 주가를 종전 55만 원에서 63만 원으로 14.5% 올렸고 같은 날 NH투자증권도 57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5.3% 높였다. 카카오 목표주가가 60만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외에도 유안타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도 일제히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네이버 역시 현대차증권이 목표주가를 기존 45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한데 이어 이베스트투자증권도 눈높이를 높였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2위 이커머스 사업자인 쿠팡이 향후 성장성을 인정받아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에 성공하면, 국내 1위 사업자인 네이버쇼핑 또한 재평가 받을수 있을 것”이라며 “쿠팡과 사업전략은 다르나 빠른 거래액성장∙높은 판매자 및 사용자호응도와 파트너십을 통한 밸류체인 강화측면에서 경쟁우위를 갖추고있는 네이버쇼핑의 가치가 재평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는 모빌리티, 페이 등 신사업은 모객을 위한 마케팅을 제외하면 흑자가 가능한 수준까지 개선됐다”면서 “모빌리티의 경우 T블루 가맹 확대에 따라 2021년 연간 흑자전환이 가능하며 페이의 경우 결제액 성장과 금융상품 판매 확대에 따라 탑라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