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악 한파에 31명 사망…악몽 가시기도 전에 새 겨울 폭풍 등장

입력 2021-02-1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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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돌 사고·낙상·화재 등으로 사망자 속출
텍사스주 대규모 정전 지속…450만 가구 피해
새 겨울 폭풍 중남부·북동부 상륙…1억 명 영향

▲15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우드랜드에 밤새 내린 폭설로 인근 고속도로를 왕래하는 차량이 줄었다. 우드랜드/AP뉴시스
미국을 강타한 기록적인 한파에 최소 31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명 사고, 대규모 정전 사태 등 최악의 한파에 따른 후유증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른 겨울 폭풍이 등장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주 혹독한 겨울 한파가 시작된 이후 전국적으로 최소 31명이 사망했다. 기록적인 한파에 따른 빙판길 추돌 사고, 낙상 , 일산화탄소 중독, 화재 등 각종 사고가 원인이었다. 제이슨 스펜서 텍사스 해리스 카운티 보안관 사무실 대변인은 “상황이 조금 안정되면 피해 입은 사람들을 더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날에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추위에 떨던 주민이 난방을 하려다가 사고로 숨졌다. 시동을 켠 차량을 차고 안에 장시간 방치, 이산화탄소에 중독된 것이다. 아울러 같은 지역에서 할머니와 아이들이 벽난로를 켜려다 화재로 세상을 떠나는 등 관련 피해가 잇따랐다. 겨울 폭풍의 영향으로 전력 공급을 받지 못한 시민들이 차량, 프로판 가스, 벽난로 등 대체 난방제를 찾다가 변을 당하게 된 것이다. 이 밖에도 낙상, 차량 추돌 사고, 교통사고 등 얼어붙은 빙판길로 인한 인명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대규모 정전 사태도 계속됐다. 텍사스에서는 기온 저하에 의한 난방 사용 증가,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및 풍력 발전 설비의 동결이 겹치면서 15일 새벽부터 대규모 정전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까지도 텍사스에서는 한때 약 450만 가구가 전력을 공급받지 못했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해당 주의 전력망을 운영하는 전기신뢰성위원회(ERCOT)에 원인 조사와 복구를 지시했지만, ERCOT는 “18일 아침까지 전면 복구될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이밖에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웨스트버지니아, 켄터키, 버지니아, 오하이오, 오리건주에서도 최대 10만 가구가 정전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문제는 지난주 미국을 강타한 겨울 폭풍의 악몽을 수습하기도 전에 새로운 겨울 폭풍이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미국 기상청은 남부 지역을 휩쓴 겨울 폭풍은 물러갔지만, 새로운 겨울 폭풍이 이틀 동안 중남부·북동부 지역에 상륙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새로운 폭풍의 영향권에 들어 경보가 내려진 곳의 주민은 약 1억 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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