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기간 등 야근 많으면 출근 늦춰
보좌진 협의회 활동에 집중하라 권유
B 의원실에서 근무했던 A 보좌관은 새 직장을 알아보기로 했다. A 씨는 이직을 위해 의원실 업무를 쉬고 싶었지만 그만두겠다는 말을 선뜻 하지 못했다. A 보좌관이 없으면 의원실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A 보좌관은 고민 끝에 B 의원과 면담을 하기로 했다. 용기를 내서 그만두겠다고 말한 A 씨에게 B 의원은 뜻밖의 말을 건넸다. 오히려 그만두지 말고 남은 연차를 써서 새 직장을 구하는 일에 집중하라고 했다. A 보좌관은 B 의원의 배려를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부당한 지시나 과한 업무가 따라오는 의원실도 있지만 노동법 준수는 물론 배려가 넘치는 의원실도 많았다. 이투데이가 취재한 결과, 이직을 준비하는 보좌진에게 새 직업 추천까지 해준 의원도 있었다. 별정직공무원임에도 쉽게 해고하지 않고 의리를 지키는 사례도 나왔다.
C 의원실 출신 D 비서관은 보좌진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았다. 이에 새로운 직장을 알아보던 중 C 의원과 면담을 하게 됐다. C 의원은 D 비서관이 힘들어하는 사실을 알고 상담을 해주기 시작했다. 그는 D 비서관의 적성을 알아보고 새로운 직업을 추천하기도 했다. 덕분에 D 비서관은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게 됐다.
부득이하게 업무가 몰릴 때 보좌진들에게 선처를 베푼 의원도 있었다. E 의원은 국정감사 기간처럼 의원실 업무가 많아 보좌진이 야근하면 다음 날 늦게 출근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본래 9시 출근이라면 11시나 12시까지 출근할 수 있게 해 보좌진의 편의를 봐주는 것이다. 혹여나 업무가 몰려 출근을 꼭 해야 한다면 일을 다 끝내고 휴가를 보내주는 의원실도 있었다.
보좌진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오랜 기간 함께한 의원도 있었다. F 의원은 한 번 연을 맺은 보좌진을 쉽게 해고하지 않아 의원실 보좌진들은 최소 5년 이상 근무했다. 길게는 24년까지 함께한 보좌진도 있었다. F 의원이 당선되지 않았을 때도 보좌진들과 함께 일을 하며 신뢰감을 쌓기도 했다. 한 의원실에서 근무했던 G 비서도 해당 의원이 일자리를 잃었음에도 의원이 항상 믿음을 줬기에 다른 정치 활동을 끝까지 함께한다고 말했다.
의원실 업무를 넘어서 보좌진 협의회 간부 활동까지 배려해준 의원도 있었다. 보좌진 협의회 간부 H 보좌관은 의원으로부터 1년 동안 의원실 업무가 아니라 협의회 활동에 집중하라는 말을 들었다. H 씨가 보좌진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H 씨는 의원을 향한 신뢰도 높아졌고 덕분에 보좌진 협의회 활동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