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내가 낸 세금으로 나를 위로하니 이상"
이재명 "국민 위대함에 못 미치는 저급정치"
원희룡 "매표행위 할 수 있어도 거짓 용납 못해"
문재인 대통령이 '전 국민 위로금' 카드를 꺼내자 국민의힘이 맹폭에 나섰다.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정치적 행위라는 이유에서다. 차기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까지 전 국민 위로금을 비판하자 여당에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반박에 나서며 여야 간 공방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벗어날 상황이 되면 국민 위로 지원금, 국민 사기 진작용 지원금 지급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선별 지급하는 4차 재난지원금에 이어 사실상 5차 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국민의힘은 반발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간담회 내용이 발표된 후 "성대한 선거용 말 잔치에 국민은 없었다"며 "무능하고 염치없는 참 나쁜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김예령 대변인도 20일 논평을 통해 "정권 재창출을 위한 선거용 대책에는 물 쓰듯 국민 세금을 남발하니 우려가 깊다"며 "신속히 손실보상 대책 마련에 나서달라"고 지적했다.
잇따른 비판에 여야의 차기 대권 주자 간 공방이 일어나기도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자기 돈이면 저렇게 쓰겠냐"며 "내가 낸 세금으로 나를 위로한다니 이상하지 않냐"고 비판했다. 이어 "코로나19에서 벗어나는 상황이 오면 무엇을 해야 하냐"며 "지난 4년간 고삐 풀린 국가재정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유 전 의원을 향해 "국민의 위대함에 못 미치는 저급정치"라며 "고삐를 조이는 게 아니라 빗장을 열어야 할 때"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실력을 갖추고 국리민복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하기보다 발목잡기로 반사이익이나 노리던 구태를 못 벗어난 보수 야당의 모습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21일 이 지사의 발언에 재반박했다. 그는 "국민을 모독한 사람은 문 대통령과 이 지사"라며 "악성 포퓰리즘에 빠져 전 국민을 상대로 돈을 뿌리면 정작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와 고통을 겪으며 국가 도움을 애타게 기다리는 국민이 외면당하고 소외당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확대를 운운하면서 논점을 흐리고 딴전을 피우지 말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원희룡 제주지사도 이 지사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원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위대한 국민에게 매표행위야 할 수 있지만 속이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야당 때문에 재난지원이 어렵게 됐다는 논지의 말은 선동이 아니라 거짓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