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국민소득 파악 시스템부터 만들라”

입력 2021-02-2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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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기준 없이 재난지원금 '선별ㆍ보편’ 논란 되풀이

작년 자영업 소득 5월 돼야 나와
부가가치세 자료로 윤곽만 추정
국세환급식으로 직접 지급도 한 방법

(이투데이DB)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정부가 세 차례에 걸쳐 약 32조 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이때마다 우리 사회는 매번 보편지원이냐 선별이냐를 놓고 극심한 갈등을 겪으며 ‘세금은 세금대로 뜯어가고 왜 누군 주고 누군 안 주냐’는 불평이 가득했다.

현재 논의 중인 4차 재난지원금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선별지원으로 확정됐지만, 소득 감소별로 어떻게 지급하느냐를 놓고 당정이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는 실제로 코로나19 피해를 본 사람의 소득 자료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발생 1년이 지난 시점까지 소득 파악 시스템을 마련하지 못한 정부의 준비 부족을 지적하고 지금부터라도 소득 파악 시스템부터 만들 것을 주문했다.

재정전문가인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문제는 제대로 선별을 할 수 있는 방법론이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재난지원금이 3차에 걸쳐 지급되면서 그때마다 선별 방식에 따라 사회적 논란이 되면서도 중복과 배제는 피하지 못했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자영업자는 5월에 지난해 종합소득을 신고하기 이전에는 자료가 없다. 유일하게 잣대로 활용할 수 있는 게 지난해 부가가치세 신고자료지만 부가가치금액과 순이익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대안으로 국세청이 국세 환급식으로 직접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세청이 보유한 납세자료는 국세청 상위기관인 기획재정부와 같은 정부 기관에도 자료를 제공할 수 없다. 만약 제공하면 국세기본법 위반이 된다. 이에 국세청이 보유한 개인 납세 자료를 100% 활용하자는 것이다.

경제학박사인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달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소득파악 시스템 마련 얘기가 나왔다는데 그동안 기재부가 뭘 하고 있었길래 이제야 이런 얘기가 나오느냐”고 비판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4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맞춤형 재난지원금은 소득과 비교해서 지원돼야 하는데 소득에 대한 파악이 안 돼서 그동안 일률적으로 지급해 왔다”며 “앞으로 소득 파악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도 당정청이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최고위원은 “소득 파악을 해서 언제부터 언제까지 지원하는 것도 아니고 한 번씩 자기들끼리 거래하듯이 선심 쓰듯이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에서 보편적으로 주는 이유는 경기 진작을 위해서 주는 것”이라며 “그 나라들은 소득파악체제가 잘돼있으니까 막상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따로 더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진형 최고위원은 손실보상제도 관련해서는 "기재부가 재난지원금에 난색을 보이니까 민주당이 꺼낸 것"이라며 "소득을 파악해서 재난지원금으로 제대로 주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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