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전 세계 주식 배당금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1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야누스핸더슨이 전 세계 1200개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글로벌 배당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배당금 총액은 12.2% 감소한 1조2600억 달러(약 1399조 원)를 기록했다. 2~4분기 사이에만 2200억 달러가 줄어들었다. 이에 지난해 4~12월 사이에 지급된 배당금 총액은 9653억 달러였다.
배당금 삭감 폭이 제일 컸던 곳은 영국과 유럽으로, 전체 배당금 삭감액의 절반을 영국과 유럽이 차지했다. 야누스 측은 “주로 규제 기관이 은행에 대한 배당금 축소를 강제했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영국과 유럽 은행들은 코로나19 여파에 은행의 자본금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지난해 3월부터 배당금 지급을 일시적으로 제한했다. 이후 바클레이스 등 영국 일부 은행이 배당금 지급 재개를 속속 발표하고 있지만, 유럽의 경우 올해 9월까지 배당금 지급을 제한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2020년 배당금이 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업들이 주식 환매를 중단하거나 줄임으로써 현금 지출을 줄여 배당금에 손을 대지 않았고, 규제 기관 역시 유럽보다 은행에 대해 유연하게 대응한 결과라고 야누스핸더슨은 분석했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은행이 전 세계 배당금 감소의 3분의 1을 차지해 5400억 달러의 배당금이 줄어들었다. 석유생산업계 역시 2400억 달러어치의 배당금이 줄어들어 그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까지는 배당금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경제활동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배당금 역시 점차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야누스핸더슨은 올해 전체 배당금은 5% 증가한 1조330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고서는 “1년간 (배당금)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면서 “백신이 희망을 주고 있지만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축소됐던 은행 배당금은 확대될 수 있지만,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할 것이며, 이는 곧 성장 잠재력을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