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들이 재건축 첫 관문인 1차 정밀안전진단을 잇따라 통과하면서 개발 기대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2차 안전진단에서 고배를 마신 목동9단지처럼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아파트 매매 호가는 이미 뜀박질을 이어가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목동10단지는 22일 재건축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50.04점을 받아 조건부 통과인 D등급 판정을 받았다.
재건축 안전진단 분류는 A∼C등급 유지·보수(재건축 불가), D등급 조건부 재건축(공공기관 검증 필요), E등급 재건축 확정 판정으로 나뉜다. D등급(31~55점)을 받은 목동10단지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나 시설안전공단 같은 공공기관의 2차 안전진단(적정성 검토)을 통해 최종 통과 여부를 가리게 된다.
목동 일대 재건축 사업은 지난해 목동6단지가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하면서 본격화됐다. 5·7·11·13단지가 지난해 1차 통과 뒤 2차 안전진단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달 초엔 2·3·4단지가 줄줄이 1차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10단지까지 1차 통과에 합류하면서 목동에선 모두 8개 단지가 2차 안전진단 결과를 바라보게 됐다.
양천구청에 따르면 목동 아파트 단지들이 재건축 사업을 모두 완료하면 신시가지 일대는 기존 2만6629가구에서 5만3375가구 규모로 거대한 새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한다.
재건축 기대감 확산에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매매 호가는 이미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17억 원을 찍은 목동7단지 전용면적 66㎡형은 이달 17억4000만 원으로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5단지 전용 65㎡형은 지난해까지 16억 원을 밑도는 수준으로 거래됐지만 올들어 17억 원이 넘는 매매 계약이 잇따라 두 건(17억1000만 원·17억8000만 원) 체결됐다. 이 단지 전용 95㎡형은 지난해 최고 21억 원에 팔렸지만 현재 22억~23억 원을 호가한다. 당초 22억 원에 올라온 매물이 23억 원으로 상향 조정되는 사례도 나온다.
신시가지 단지들이 안전진단 최종 통과를 코 앞에 두고 고배를 마실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실제 지난해 9월 목동9단지가 2차 안전진단 단계에서 58점을 받으며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았다.
목동 일대 A공인 측은 "작년 6단지는 안전진단을 통과한 반면 9단지는 불가 판정을 받은 것처럼 안전진단 최종 통과를 섣불리 장담하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탈락하면 바로 재도전할 가능성이 크고 대부분이 장기전으로 내다보고 있어 이 일대 재건축 시장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