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 누적 수익률 대비 코스닥 상승률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주가 부양 목적으로 무상증자를 결정한 상장사들이 늘고 있다. 무상증자 공시와 동시에 상한가로 직행한 사례도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무상증자 실시 후 일시적인 유동성 효과에 그칠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총 19개 기업이 무상증자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기업 3개, 코스닥기업 16개가 무상증자를 공시했다. 월별로는 지난달 8개 기업이, 이달 22일까지 11개 기업이 무상증자를 공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상증자는 기업의 자본잉여금ㆍ이익잉여금 일부를 자본금으로 옮겨 신주를 발행해 기존 주주에게 나눠주는 방식의 증자를 의미한다. 말 그대로 공짜주식을 발행해 주주에게 나눠주는 셈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자본 변동없이 유통주식수를 확대해 거래 활성화를 유도하고, 유보금이 쌓여있다는 긍정적 신호를 시장에 줄 수 있다.
특히 연초부터 코스닥 상장사의 무상증자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지수와 반대로 코스닥지수는 오히려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주가 부양 목적의 무상증자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1월1일~2월22일) 코스피 누적 등락률은 7.18%지만, 코스닥 누적 등락률은 -1.46%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무상증자 발표 기업은 공시와 동시에 주가가 급등하면서 ‘무상증자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지난달 22일 셀리버리는 무상증자 공시와 동시에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같은 달 제넨바이오, 유니테크노, 카페24 등도 무상증자 공시 당일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이어 아우딘퓨쳐스, 에이에프더블류 등도 20%대로 급등세를 보였다.
이달 무상증자 공시기업도 주가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동구바이오제약, KMH 등이 무상증자 발표 당일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실제 무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를 받으려면 신주배정기준일 2거래일 전까지 주식을 매수하고 있어야 한다.
상장사 IR 담당자는 “주가가 떨어지면, 회사에 무상증자ㆍ배당확대 등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연락이 빗발친다”며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기업가치 훼손이 아니라면 무상증자, 배당확대 등을 항상 고려하고 있다고 답변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무상증자는 이론적으로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유동성 증가 효과는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으며, 공시 전후로 반짝 상승 후 하락하는 추세가 나타나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