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일자리 상황에 대한 청년세대 인식' 조사
최근 청년 취업 시장 '한파'에 청년 10명 중 6명은 사실상 구직 활동을 포기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청년구직자 329명을 대상으로 ‘일자리 상황에 대한 청년세대 인식'을 조사한 결과 ‘현재 구직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지’를 묻는 말에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라는 응답이 24%였다고 24일 밝혔다.
‘그냥 의례적으로 하고 있다’라는 응답이 37.4%였고, ‘거의 안 하거나 그냥 쉬고 있다’는 답도 23.7%에 달했다.
올해 내 취업 가능할 것으로 보는지 묻는 말에는 응답자의 57.1%가 '어렵다'라고 답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청년들의 고용시장 진입이 지연되는 것도 문제지만, 코로나 이후를 준비해야 할 청년들의 자신감마저 위축돼 자칫 '잃어버린 세대'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최근 고용시장 어려움에 대해 대다수 청년은 '일시적인 상황'으로 평가했다.
일자리가 감소한 이유를 묻는 말에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인 감소’라는 답이 64.1%로 가장 높았다. 자동화나 산업경쟁력 약화 등의 구조적인 요인이라는 응답은 25.8%였다. 최저임금 인상 등 기업의 채용 부담 때문이라는 의견도 8.8%였다.
다른 연령층보다 특히 청년층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는 ‘기업의 경력직 선호’(47.4%)가 가장 많이 꼽혔다. 그 뒤로 ‘노동시장 경직성으로 청년층 기회감소’(26.1%), ‘대학 졸업자 과다’(13.4%) 등이 있었다.
앞으로 고용 시장이 언제쯤 정상으로 회복할지는 '올해 중 회복될 것’이라는 응답이 3.6%에 그쳤고, ‘2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응답이 대부분(73.6%)을 차지했다.
이중 고용 시장이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유로는 ‘경기 불확실성 지속 우려’라는 응답이 49.2%에 달했다. ‘고용시장 경직으로 기업들의 채용 기피’(21.0%),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 감소’(16.1%)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의 단기 공공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본 경험에 대해서는 77.8%가 ‘신청해 본 적이 없다’라고 답했지만, ‘참여해 봤다’는 응답은 6.4%에 불과했다. ‘신청했으나 떨어졌다’라는 응답도 15.8%였다.
청년들이 공공일자리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는 ‘경력에 도움되지 않을 것 같아서’가 30.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정보를 찾기 어려워’(27.5%)나 ‘취업에 집중하려고’(26.9%)도 신청을 안 한 이유로 꼽혔다.
정부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청년에게 해당 일자리가 향후 취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52.4%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단순 업무라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도 47.6%였다.
최근 2~3년간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는지를 묻는 말에는 조사대상의 73.2%가 ‘동의한다’라고 응답했지만, 26.8%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청년 일자리 문제 해소를 위한 우선 정책과제를 묻는 말에 조사 대상의 35.9%가 ‘경기 활성화’라고 응답했다. ‘노동시장 개혁’이라는 응답이 18.2%였고, ‘기업투자 촉진’이라는 응답도 11.9%였다.
전인식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청년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이 절실하다”라며 “신산업 분야에서 고숙련 전문인력 수요가 많은 만큼 인력양성 사업을 활성화하는 한편 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벌일 수 있도록 제도와 분위기를 쇄신하고 노동시장 개혁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기업들이 청년을 채용할 수 있는 여력을 넓혀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