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의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 대응 수준이 10점 중 7점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ESG 경영 확산 추세가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의 ESG 경영 대응 수준은 선진국을 10점으로 볼 때 7점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글로벌 ESG 관련 투자ㆍ운용 자산 규모는 상반기에만 40조5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ESG 펀드 수익률이 시장 수익률을 웃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번 조사에서 ESG 경영 중 환경(Environment)이 가장 중요하다는 응답은 60.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사회(Social)와 지배구조(Governance)가 중요하다는 응답은 각각 26.7%와 13.3%로 조사됐다.
ESG 경영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지표로 기후변화ㆍ탄소배출 등 환경 관련 지표를 꼽은 응답은 26.7%였다. 이사회ㆍ회계ㆍ소유권 등 지배구조 관련 지표가 17.8%로 뒤를 이었다.
이어 인적자원관리(노동) 13.3%, 기업행동(윤리ㆍ부패 등)과 청정기술ㆍ재생에너지 각각 11.1%, 환경오염ㆍ유독물질 배출 8.9%, 제품책임 6.7%, 사회적 가치 2.2%, 주주 반대(사회적 논쟁) 2.2% 순이었다.
글로벌 ESG 경영 확산으로 가장 타격이 클 산업으로는 석유제품(28.9%), 석유화학과 철강(각각 26.7%)이 꼽혔다.
반면 반도체(28.9%), 이차전지(26.7%), 자동차와 바이오(각각 11.1%)는 ESG 경영 확산에 따른 전망이 밝은 산업으로 조사됐다.
자동차는 ESG 경영으로 인한 부정적 전망과 긍정적 전망이 동시에 제시됐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를 공동 생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ESG 경영 대응 수준이 각각 5점, 4점으로 평가됐다.
ESG 경영 대응이 뛰어난 기업으로는 SK, LG화학, 삼성전자, KB금융 등이 언급됐다. 해외 기업 중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애플 등이 꼽혔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 중 40.0%는 기업 ESG 평가에 가장 많이 참조하는 기관이 모건스탠리라고 답했다. 블룸버그는 15.0%, 톰슨로이터스ㆍ서스테널리틱스ㆍ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각각 10.0%였다.
국내 기업의 ESG 대응 과제로는 40.0%가 '평가 기준 일관성 확보 및 투명한 평가체계 수립'을 제시했다. 제도적 인센티브 마련은 33.3%, 글로벌 스탠더드에 준하는 한국형 ESG 평가지표 개발은 26.7%였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환경(E)의 중요성이 컸지만,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사회노동(S)과 지배구조(G)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어 국내 기업 안팎으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ESG 대응에 있어 국내외를 나눌 필요가 없는 만큼,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일관되고 투명한 평가 체계의 확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