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이제 오스카만 남았다...윤여정 "26관왕? 실감 안나"

입력 2021-03-0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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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연합뉴스)

영화 ‘미나리’의 진짜 여정은 이제부터다. 미나리는 미국 양대 영화상인 골든글로브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면서 4월 아카데미(오스카)까지 노리고 있다.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열린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미나리'를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덴마크 영화 ‘어나더 라운드’, 프랑스·과테말라 합작의 ‘라 요로나’ 등을 제치고 이룬 쾌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화상 연결을 통해 참석한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은 껴안고 있는 딸을 “이 영화를 만든 이유”라고 소개하며 수상 소감을 이어갔다. 그는 “‘미나리’는 한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고, 그 가족은 그들만의 언어를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그것은 어떤 미국의 언어나 외국어보다 심오하다. 그것은 마음의 언어다. 나도 그것을 배우고 (딸에게) 물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미나리 스틸컷. AP연합뉴스

‘미나리’는 1980년대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미국 남부 아칸소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다. 영화의 매력은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미국적인 이야기를 그린 점이다. 이는 각본을 직접 쓰고 연출한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플랜B가 제작한 미국 영화이지만, 대화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닌 경우 외국어 영화로 분류한다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 규정에 따라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이로 인해 작품상, 감독상 등 주요 부문에 오르지 못했다.

외신들은 ‘미나리’가 외국어영화상이 아닌 작품상을 받을 작품이라며 골든글로브 주최 측을 비판하기도 했다. AP통신은 “비영어권 대사 때문에 ‘미나리’의 작품상 수상 자격을 박탈해 비판을 받았다”고 전했고, dpa통신은 “‘미나리’는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오른 유일한 미국 영화였다”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미나리’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공개 직후부터 주요 비평가협회상을 포함해 세계 영화 시상식을 휩쓸었다. 골든글로브까지 75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이다.

▲영화 '미나리' (연합뉴스)

‘미나리’의 수상 소식에 국내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3일 개봉되는 ‘미나리’는 골든글로브 수상과 함께 예매율 1위에 올랐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미나리’는 이날 오후 현재 예매율 34.5%를 기록하고 있다.

이제는 아카데미 오스카상 수상 여부에 눈길이 쏠린다. ‘미나리’는 지난달 9일 예비후보 발표에서 음악상과 주제가상 부문에 먼저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15일 최종 후보 발표 때 ‘미나리’가 작품상 감독상 등 주요 부문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받고,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영화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했다. ‘미나리’도 ‘기생충’과 같은 길을 걸을지 주목된다.

(사진제공=판씨네마)

영화에서 순자 역을 연기한 윤여정은 유력한 여우조연상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미나리’로만 26개의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바. 윤여정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면 한국 배우 최초 오스카 연기상 후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현재 윤여정은 캐나다 밴쿠버에서 미국 OTT 애플TV플러스의 드라마 ‘파친코’를 촬영 중이다.

윤여정은 지난달 26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26관왕'으로서의 소감을 전했다. 그는 '미나리'에 대해 "제게 굉장한, 경악을 금치 못하는 놀라움을 준 작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축하해주셔서 감사하다. 사실 상패는 1개 받았다. 실감은 못하고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또 "영화를 본 사람들이 막 울고 그러더라. 왜들 이렇게 우니? 했더니 '선생님만 안 운다'고 하더라"라며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이어 "아이작이 저를 불러서 나갔더니 관객들이 일어서서 박수를 치더라. 저는 그때 울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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