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백사마을 개발이 사업 시작 12년 만에 본궤도에 오른다.
서울시는 노원구 중계본동 30-3번지 일대 백사마을(18만6965㎡)의 재개발 사업시행인가가 고시됐다고 4일 밝혔다. 2009년 주택재개발 정비사업구역으로 지정된 지 12년 만이다.
백사마을은 총 2437가구 규모의 상생형 주거 단지로 변신한다. 1960~70년대부터 자생적으로 형성된 과거 마을 흔적을 보전하면서 낙후한 저층 주거지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시는 이 모델이 기존 주민의 '둥지 내몰림'을 최소화하면서 도심 내 대규모 주택 공급이 가능한 새로운 재생 모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백사마을에 ‘주거지보전사업’ 유형을 도입한다. 이 마을 고유의 정취와 주거‧문화생활사를 간직한 지형, 골목길, 계단길 등의 일부 원형을 보전하는 것이다. 다만 전체 부지 중 공공임대주택 건설이 예정된 4만832㎡에서만 추진한다. 나머지 14만6133㎡ 부지에는 노후한 기존 주택을 철거하고 최고 20층의 아파트 단지와 기반시설 등을 조성한다.
백사마을은 도시미관 개선을 위해 1971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됐지만 2008년 해제되면서 정비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후에도 낮은 사업성과 주민 갈등으로 난항을 겪었다. 2017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사업시행자로 선정되면서 사업이 정상화하는 듯 했으나, 설계안 층수 등을 두고 주민 간 의견 차이를 보이며 사업이 다시 지연됐다. 서울시와 구청, 사업시행자, 주민 간 30번이 넘는 회의와 소통으로 정비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다.
시는 2025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주민 이주가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 시공사를 선정한다. 내년 관리처분계획 인가 후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류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백사마을 개발사업은 기존 거주민의 둥지 내몰림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도심 내 대규모 주택 공급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상생형 주거지 재생의 새로운 모델"이라며 "다양한 유형의 재생 모델을 지속해서 발굴·적용해 낙후된 주거 환경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