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버블·부채 우려에...중국, ‘점진적 출구전략’ 나선다

입력 2021-03-05 14:32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지난해보다 재정 덜 푸는 방향으로 정책 조정돼

▲리커창 중국 총리가 5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 정부 업무보고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베이징/신화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강도 경기부양책을 썼던 중국이 부채 증가와 자산 거품이라는 위험 요소를 해소하기 위한 출구 전략 가동에 나선다. 하지만 코로나19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에서 출구전략의 속도와 강도는 조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 전체 회의 개막식에서 정부 업무보고를 했다. 이날 발표된 재정정책 강도는 코로나19 비상시기였던 작년보다 한층 낮아졌다. 리 총리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율 목표로 작년의 3.6%보다 낮은 3.2%를 제시했다.

인프라 시설 투자에 주로 쓰이는 지방정부의 특수목적채권 발행 한도도 작년의 3조7500억 위안(약 652조5000억 원)보다 소폭 낮아진 3조6500만 위안으로 책정됐다. 또 중국 정부는 작년 사상 최초로 경기 부양 목적의 1조 위안 규모 특별 국채를 발행했는데 올해는 특별 국채가 따로 발행되지 않는다.

이처럼 중국이 지난해보다 재정을 덜 푸는 방향으로 재정정책을 조정할 수 있게 된 것은 지난해 ‘V자’ 경제 회복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대규모 유동성 투입 정책과 인프라 투자를 위한 추가 재정 지출 등 코로나19 대응에 발 빠르게 나섰고 그 결과 지난해 2.3%라는 플러스 성장을 달성해 전 세계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5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 정부 업무보고에서 연설을 하는 모습이 베이징 한 시내 대형 스크린에 생중계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리 총리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로 6% 이상을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불확실성을 이유로 중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제성장률 목표 제시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날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며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국제통화기금(IMF) 등 다수의 기구와 글로벌 은행들이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8%로 전망한 것과 비교하면 보수적으로 목표가 설정됐다.

고강도 경기 부양책으로 인한 부채 증가와 자산 거품 우려도 중국이 지난해처럼 과감하게 재정정책을 펼치지 않기로 하게 된 중요한 배경이다.

사회과학원 산하 싱크탱크 국가금융발전실험실(NIFD)에 따르면 작년 말 중국의 총부채 비율(정부, 비금융 기업, 가계 합산)은 270.1%로 전년 말보다 23.6%포인트 상승했다. 상승폭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의 31.8%포인트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출구전략이 시장에 미치는 갑작스러운 충격을 고려, 속도와 강도를 조절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가령 올해 재정 적자율 목표로 제시된 ‘3.6% 이상’은 특수 시기였던 작년보다는 낮지만 코로나19 충격이 닥치기 직전 해인 2019년의 2.8%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또 올해 특수목적채권 발행 한도인 3억6500만 위안도 2019년의 2조1500억 위안에 비하면 여전히 많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