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셈법 더 복잡…'기호 2·4번', '여론조사 반영도', '설문 문항' 이견 못좁혀
한 달가량 앞으로 다가온 4.7 재보궐 선거의 여야 대진표가 확정됐다. 부산은 민주당 김영춘 후보가 1위에 오르면서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와 양강 대결을 펼치게 됐다. 서울은 여야가 후보 단일화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부산시 당사에서 부산시장 후보자 경선 결과 발표대회를 열고 "김 후보가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와 시민 여론조사를 합산해 총 67.74%의 최종 득표율을 기록,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압도적 득표율로 변성완(25.12%), 박인영(7.14%) 두 후보를 밀어냈다.
발표가 나자 국민의힘 측은 민주당이 애초 후보를 내선 안 됐다고 맹비난하면서도, "누가 부산발전의 적임자인지 평가받자"며 치열한 대결을 예고했다.
서울은 상황이 훨씬 복잡하다. 여야가 후보 단일화를 놓고 수 싸움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열린민주당과의 단일화 논의에서 일정, 방식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 우선 민주당은 이날 오후 박영선 후보와 시대전환 조정훈 후보의 토론회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박 후보의 승리를 알리며 1차적으로 단일화를 발표했다. 이어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와의 2차 단일화 작업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야권은 오세훈 후보가 국민의힘 서울시장 최종 후보로 선출되면서, 단일화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 안철수 후보와 마찬가지로 '중도성향'이라는 교집합이 있어서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우선 '기호 2번이냐 4번이냐'는 논쟁부터 여론조사 방법과 토론 횟수 등을 놓고 치열한 협상 벌이고 있다.
오 후보가 단일 후보로 선출되면 큰 문제가 없지만, 안 후보가 선출될 경우 입당, 합당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후보가 최종 후보가 되더라도 기호 2번을 달고 나가야 선거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밝혔듯이, 입당이나 합당을 요구한 셈이다.
하지만 안 후보는 "기호 2번이든, 4번이든 두 번째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라며 선을 긋고 있다.
또 다른 쟁점은 여론조사 결과를 얼마나 반영할 지로 양측은 이미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론조사 비중을 줄이고 시민 참여를 늘리는 ‘완전 개방형 시민참여 경선 투표’도 검토 중이며 ‘100% 시민 여론조사’를 주장해 온 국민의당은 시민참여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이다.
설문 문항도 문제다. 양측 모두 설문 문항의 세부 내용을 어떻게 선정하느냐에 따라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안 대표는 후보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을 고집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누가 야권 후보의 '적합도'를 물을 수 있는 질문을 주장하고 있다.
경쟁력 조사는 '당신은 어느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를 묻는 방식이다. 적합도는 '당신은 어느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를 묻는 방식이다.
이처럼 일정, 방식, 문항 등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여야 모두 단일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를 등록하는 기간은 18일부터 19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