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제 사회 논의를 러시아 음모라 잘못 단정” 전면 부인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최근 수개월 동안 인터넷상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ㆍ안전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글을 이용해 미국과 유럽 등 서구 백신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외 기관에 의한 정보 조작을 감시하는 미국 국무부의 글로벌인게이지먼트센터(GEC) 당국자는 러시아 정보기관이 이용하는 4개의 사이트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 사이트는 백신의 부작용 위험을 부각하는가 하면, 그 유효성에도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정부가 승인 과정에서 미국 제약사 화이자에 서두르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등의 거짓 정보와 오해를 살 만한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자는 “이러한 사이트의 이용자 수는 적지만, 러시아나 다른 나라의 언론이 증폭시킬 수 있는 가짜 정보를 발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러시아 국영 미디어나 정부는 트위터를 통해 화이자 백신의 비용 및 안전성 우려를 키우고 있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목적이 자국 백신 ‘스푸트니크V’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제기한다. 스푸트니크V는 러시아가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면서 공개한 백신으로 3상 결과 면역 효과가 91.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화 위험이 큰 60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유효성도 91.8%로 높은 데다가, 냉장 보관이 가능하다는 장점까지 갖추면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러시아 측은 자국의 정보기관이 미국·유럽제 백신에 대한 비판을 획책하고 있다는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미국 정부가 백신을 둘러싼 국제 사회의 논의를 러시아의 음모라고 잘못 단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