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면돌파 시도…박영선 피해여성에 첫 사과ㆍ김영춘 무릎 꿇고 사죄
野, 성추문 '심판론' 부각…"'성추행당' 민주당, 진심 담긴 반성 없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퇴로 발생한 재보궐 선거에 대비한 여야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8일 나란히 출범했다. 두 전직 시장의 성추문이 사퇴의 발단인데, 공교롭게도 이날은 세계여성의 날이다.
선대위 출범과 여성의 날이 겹치자 여야 스탠스는 극명히 나뉘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자당이 배출한 전직 시장의 과오를 언급하며 정면 돌파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성추문 문제로 공세를 펼쳤다.
먼저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처음으로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 여성에 직접 사과를 했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캠프 사무실에서 “피해 여성께 다시 한번 진심 어린 사과를 제가 대표로 대신 드린다”며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오실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 지원 방안에 대해선 “우리의 사과가 충분하다 생각하는 시점에 직접 만나 대화를 하고 싶다”며 “상처받은 여성들이 외롭고 좌절감을 느끼게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2차 가해가 생기지 않도록 직장문화를 바꾸고 직장 내 전담 상담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도 같은 날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는 민주당 시장의 잘못된 행동으로 치러지게 됐다. 큰 상처를 입으신 피해자분과 시민 여러분에게 정말 죄송하다”며 무릎을 꿇고 사죄의 절을 했다.
이어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존중받는 도시를 만드는 것을 통해서 피해자와 시민들께 다시 사죄드릴 수 있도록 만들겠다”며 “부시장 중 1명은 반드시 여성으로 임명하고 5급 이상 공무원의 여성 비율 35%로 확대와 성희롱·성폭력 방지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박·오 전 시장의 성추문으로 재보궐 선거가 치러진다는 점을 재차 부각시켰다.
이날 국회에서 서울·부산시장 후보들이 참석한 가운데 ‘여성이 행복한 서울! 여성이 당당한 부산!’ 서약식을 열어 여성정책 공약들을 내세웠다. 회의장 뒷걸개에도 ‘시대를 바꾸는 여성의 힘. 국민의힘이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이 자리에서 “‘성추행당’ 민주당의 후보 두 분을 관찰해보면 절절한 진심이 담긴 반성의 목소리는 없었다고 평가한다”고 지적했고,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이번 선거는 정의를 바로세우는 선거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게 이 정권의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과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협상 중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광역단체장 성범죄 사건은 단지 법률만으론 여성 인권이 완전히 보호될 수 없다는 걸 분명히 보여준다”며 “다신 여성 인권의 이름으로 여성 인권을 희롱하고 착취하지 못하도록 이번 선거에서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