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에 엇갈린 희비, 은행주↑·증권주↓

입력 2021-03-0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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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하나금융투자
국채 금리가 높아지면 주식시장에 몰렸던 자금이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향한다. 이에 따라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시장은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 주식시장은 외국인 입장에서 위험한 자산이기 때문에 선진국보다 더 큰 조정을 받는다. 최근 국내 증시가 크게 하락한 것도 금리 인상 우려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반등하는 업종이 있다. 바로 은행업종이다. 금리 인상 시 가장 직접적으로 수혜를 받는 업종이어서다. 반면 당분간 주식시장이 횡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근 1년간 약진하던 증권주는 주춤한 모양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3월 2일~3월 5일) KRX 은행업종 지수는 4.1% 올랐다. 해당기간 코스피 수익률(0.4%)보다 더 크게 반등했다. 지난주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1000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은행주는 2550억 원 사들였다. 해당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B금융(1219억 원)이다.

이날도 은행주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이달 들어 KRX 은행업종 지수 수익률은 8.6%에 달한다.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이 무너지는 가운데서도 KB금융, BNK금융지주 등 은행주가 5% 이상 상승했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금리 상승의 수혜가 예상돼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주는 금리 상승 수혜주로 인식되면서 시장 조정 국면에서 초과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58%로 마감해 한주간 16bp(1bp=0.01%) 상승했다. 국내 10년물 국채금리도 한주동안 3bp 올랐고, 3년물도 5bp나 상승했다. 경기 개선 기대감에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금리 인상은 은행 실적에 호재다. 올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전 분기보다 4bp(1bp=0.01%) 이상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NIM은 은행의 자산단위당 이익률로, 수익성 평가지표를 의미한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NIM은 2018년 2분기 고점 이후 최근까지 하락했지만 작년 4분기 일부 은행들의 NIM이 처음으로 개선됐다”면서 “올해 상반기는 은행권 전반적으로 의미 있는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코스피 상승장을 주도할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증권주는 최근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증권주는 0.9% 상승했는데 코스피 수익률(0.4%)를 소폭 상회하는데 그쳤다. 금리 인상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데다 증권사의 채권 평가손실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 2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32조4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23.1% 감소했다. 2월 시가총액 회전율은 314.8%로 전월대비 94.8%p 하락했다. 주식시장이 횡보하면서 모든 매매주체들의 회전율이 하락하면서 거래대금도 줄어들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3년물 금리 상승에 따라 증권사의 채권 평가손익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식시장의 횡보, 일중 변동성 확대, 고객예탁금 정체 등 브로커리지(Brokerage) 관련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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