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野 공세 맞서 ‘방탄’ 발언 눈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해임 논의가 거세게 일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계속되면서 투기 발생 당시 LH 사장을 지낸 변 장관 역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변 장관은 9일 국회에 출석해 다시 한번 사과하고 부당이득 환수를 약속했지만, 야당을 중심으로 장관 해임 요구가 계속됐다. 다만, 당정은 부동산 정책을 총괄할 변 장관이 조기 경질될 경우 후폭풍이 큰 만큼 적극적으로 변 장관 방어에 나섰다.
국회 국토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LH 땅 투기 관련 긴급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변 장관과 장충모 LH 사장 직무대행이 출석했다. 변 장관은 모두발언에 앞서 재차 허리를 깊게 숙이고 사과했다. 그는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데 진심으로 통감하고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변 장관은 이날 LH 직원 땅 투기 부당이익을 모두 환수하겠다고 했다. 그는 '현행법상 부당이득 환수가 어렵다’는 지적에 ”내부 비밀정보를 활용해 이익을 챙긴 경우에 대한 처벌 규정이 있다”며 “LH 내부 규정을 총동원해 환수하겠다”고 했다.
여당은 이날 국회 전체회의 시작 전부터 변 장관 보호에 나섰다. 조응천 국회 국토위 민주당 간사는 “(장관을 상대로) 정치 공세를 한다고 책임을 묻거나 재발 방지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조 의원을 상대로 강하게 항의하면서 약 10분간 고성이 오가는 등 소란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여당의 방어에도 야당의 ‘변 장관 경질’ 요구는 계속됐다. 국민의힘은 국회 국토위를 통해 변 장관 해임과 함께 민주당에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범여권인 정의당도 변 장관 해임을 촉구했다. 국토위 소속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국민 분노에 불을 지른 당사자가 변 장관”이라며 “장관이 제 식구 감싸기 발언을 내놓자 국민은 장관에게 사퇴하라고 하고 있고 저도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야당의 거듭된 해임 요구와 여론 악화가 계속되자 변 장관 거취를 놓고 고민하는 모양새다. 당장 여당은 변 장관 사퇴론과 관련해 선을 긋고 있지만 당내 일부에선 장관 해임론이 터져 나오는 등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원장은 이날 “변 장관은 LH 직원들이 투기할 당시 사장이었는데 당시에 이런 비리를 인지했거나 또는 이런 비리를 묵인, 방조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