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규제를 완화해 줄 것을 건의하는 업계 요구에 환경부가 일부 수용 의사를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0일 환경부와 서울 대한상의회관에서 '2021년 1차 기업환경정책협의회'(제141차 환경기후위원회)를 공동 개최했다.
기업환경정책협의회는 기업과 정부가 환경정책 방향, 업계 현안을 논의하는 회의다. 협의회는 1998년 이후 매년 개최되고 있다.
기업 관계자들은 이날 회의에서 대기배출허용총량 관리제도를 유연화하고 굴뚝자동측정기기(TMS) 부착 제외 대상을 확대해 줄 것을 건의했다.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제는 사업장에 대기오염물질 배출 허용량을 정하고 배출권 거래를 통해 허용량을 준수하도록 한 제도다.
A사는 “대기관리권역법상 대기배출 허용 총량은 기업이 노력해서 허용 총량이 남더라도 다음연도로 이월 한도가 제한된다”라며 “이월 한도 제한을 완화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환경부는 "이월 한도를 늘리면 배출권 거래량이 줄고 거래가격이 높아져 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다"라면서도 "차입, 상쇄 등 다른 수단을 활용해보겠다"고 답했다.
TMS를 부착할 수 없는 시설에 대해서는 설치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B사는 "대기관리권역법에 따라 올해 7월까지 대다수 제조시설에 TMS를 설치해야 한다”라며 “구조적으로 TMS를 부착할 수 없는 플레어스택이나 쇳물이용시설 등에는 예외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플레어스택은 공정 가스를 모아 연소시킨 다음 안전하게 배출하는 처리 시설을 말한다.
환경부는 "구조적으로 TMS를 부착할 수 없는 시설은 부착 제외 대상에 추가하겠다"고 했다.
이 밖에도 정부가 제시한 '2050 탄소중립' 정책 방향을 놓고 질의응답과 기업 지원 방안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인사말에서 "국민건강과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기업 경쟁력을 살리는 균형감 있는 환경정책을 만드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정기 환경부 차관은 "환경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산업계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회의에는 우 부회장과 홍 차관을 비롯해 박용근 SK하이닉스 부사장, 윤석현 현대자동차 전무 등이 주요 기업대표로 참석했다.
한편, 환경부는 이날 '탄소중립 시나리오 수립 및 추진전략'을 소개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순환경제 혁신 로드맵’ 등 부문별 추진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정책 추진 과정에서 산업계와 지속해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