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캐피털, 막대한 부채에 애물단지로 전락
해체 작업도 녹록지 않아…신용등급 강등 우려
1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GE는 GE캐피털 산하 항공기 리스 사업 부문(GECAS)을 경쟁사인 아일랜드 에어캡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액은 총 300억 달러(약 34조 920억 원)로, 이 중 240억 달러는 현금으로, 나머지 대금은 새 합병회사의 지분 46% 형태로 받기로 했다. 합병사 지분 가치는 60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회사는 이와 함께 GE캐피털 자체도 해체 수순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GE캐피털 해체와 GECAS 매각은 비(非)핵심 사업을 처분하고 핵심 사업인 항공기 엔진 전력 터빈 등 제조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사실상 웰치 전 회장의 집중했던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는 것이다. 래리 컬프 GE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GE는 다시 전력생산용 터빈, 항공기 제트엔진, 풍력 터빈, 의료장비 제조업체로 회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매각 대금으로 부채 상당 부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E캐피털은 웰치 전 회장이 세운 GE의 금융 계열사다. 웰치 전 회장은 1981년 2001년까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금융 부문과 미디어 사업을 인수하며 GE를 대기업 반열에 올려놨다. 특히 부동산, 금융, 서비스, 항공기 리스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하며 GE캐피털을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키웠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회사의 뇌관이 됐고, 그 사이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난해 4분기 기준 GE의 부채 규모는 796억 달러에 이른다. 웰치 전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제프리 이멜트, 존 플래너리 등이 CEO직에 올라 적자에 시달리는 GE 재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GE캐피털의 주축이었던 GECAS마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항공산업 전반이 위축되자 매출이 20% 급감했다. 주요 고객사인 항공사들이 리스 대금을 제때에 지급하지 못한 영향이다. 이로 인해 2019년 10억 달러가량 순이익을 내던 GECAS는 지난해 8억8800만 달러 순손실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회사는 GECAS를 매각하면서 보험 등 나머지 사업 부문은 GE 그룹 자체에 편입해, GE캐피털은 해체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녹록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GE가 금융계열사의 남은 사업부를 그룹으로 통합할 경우 회사의 신용등급을 정크(투기) 등급 바로 윗단계인 ‘BBB’로 하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GE 주가는 5.36% 급락한 13.25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