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 발표 하루만에 17개 시도에서 매물 늘어
2·4 공급 대책과 설 연휴,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 예고 등으로 아파트 매물이 한 달 새 크게 늘어났다.
16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한 달 전(지난달 16일)보다 16.8% 증가했다. 이 기간 서울 25개 구 전역에서 매물이 늘었다.
노원구(30.6%)의 매물 증가율이 가장 컸다. 이어 은평구(25.8%), 도봉구(23.6%), 서대문·동대문구(23.2%), 중랑구(23.1%) 순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정부 주도의 대규모 공급 방안을 담은 2·4 대책 발표와 설 연휴를 거치면서 조금씩 늘었다. 하지만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재산세 등의 보유세 기산일인 6월 1일 이전에 세 부담을 피해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다주택자들이 늘면서 매물이 본격적으로 쌓이기 시작했다. 오는 6월 1일 이후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의 양도세율이 지금보다 10%포인트 올라가기 때문에 주택 처분 계획이 있는 다주택자들은 지금 팔지 않으면 세 부담이 커진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 17개 시‧도 모두 아파트 매물이 증가했다. 광주는 이 기간 매물이 35%나 늘었다. 대구(28.7%)와 경기(19.2%), 부산(18.6%), 세종(10.2%)도 모두 10% 이상 증가했다.
아파트 매물이 늘면서 매매가격 오름세도 한풀 꺾이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형은 지난달 9일 24억 원(9층)에 팔렸지만 이달 2일에는 23억2000만 원(6층)에 거래됐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많이 오른 세종(70.68%)과 경기(23.96%)에서도 매물이 쌓이면서 매매가격이 내리는 아파트 단지가 늘고 있다.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5단지 전용 114㎡형은 지난달 6일 역대 최고가인 8억3000만원(9층)에 팔렸지만, 이달 8일에는 7억8000만 원(7층)에 손바뀜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올해 아파트 공시가격이 껑충 뛰면서 매물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