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허멜 UBS 애널리스트는 지난 몇 년 간 전기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선두주자로 군림했던 테슬라 판매량이 내년 초 유럽 최대 자동차 제조사 폭스바겐에 따라잡힐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2025년이 되면 폭스바겐의 전기차 판매량은 260만 대로 테슬라 230만 대를 제치고 1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일본 도요타의 전기차 판매는 150만 대로 3위에 머물며 현대와 닛산이 각각 100만 대, 제너럴모터스(GM)가 80만 대로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했다.
불과 4년 뒤 폭스바겐이 테슬라보다 30만 대 가량 전기차를 더 판매할 것으로 추산한 것이다.
허멜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와 폭스바겐이 라이벌들을 따돌리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전기차 판매에서 폭스바겐이 테슬라와 어깨를 겨룰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폭스바겐의 전기차 판매량은 23만1600대로 테슬라의 절반에 못 미쳤다. 그러나 증가율만 놓고 보면 전년 대비 214% 증가로 속도가 가파르다.
허멜은 급증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70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 내년까지 전기차 생산 공장을 8곳으로 늘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세단 등 대부분의 차종을 전기차로 생산할 예정이다.
특히 폭스바겐의 자체 모듈러 전기차 플랫폼인 MEB로 비용을 절감하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한 이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터리 가격 절감도 폭스바겐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현재 폭스바겐은 전기차 ID.3를 생산하는 데 휘발유나 디젤 모델인 골프보다 4000유로가 더 들어간다. 배터리 팩 비용을 줄일 경우 2025년까지 해당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
15일 폭스바겐도 배터리 셀 비용 50% 감축을 목적으로 2030년까지 유럽에 6곳의 배터리 생산 기가팩토리를 건설, 자체 배터리 생산 체제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5년간 6500명의 IT 인력을 고용,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야망도 드러냈다.
폭스바겐의 대량 생산 구조도 비용 절감 요인이 될 수 있다.
폭스바겐은 MEB와 함께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우디와 포르쉐를 위한 분리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모든 범위에서 전기차 출시가 가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폭스바겐은 930만 대 차량을 판매했다.
2015년 디젤 배출가스 스캔들로 최대 위기에 직면한 폭스바겐은 이후 전기차 분야에 350억 유로를 쏟아부었다. 신기술 투자로 경쟁력 강화를 도모한 폭스바겐이 테슬라의 왕좌를 쟁취할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