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 안정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한 주 만에 상승률이 전주의 절반으로 꺾였다. 강남권에서 하락 움직임도 감지된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보다 0.05% 올랐다. 상승세는 이어졌지만 오름폭은 지난주(0.05%)의 절반으로 줄었다. 이 회사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1월 말 정점을 찍은 후 1달 반 내리 낮아지고 있다.
강남권에선 전셋값 하향 움직임이 더 뚜렷했다. 강남구(-0.07%)와 강동구(-0.02%), 송파구(-0.01%) 등에선 한 주 전보다 전세 시세가 떨어졌다. 입주가 한참이 강동구에서 전세 물량이 늘어나면서 주변 지역 전세 시세까지 끌어내리고 있어서다.
경기ㆍ인천 지역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신도시 지역은 0.05%, 다른 시ㆍ군은 0.10%로 전주와 같았다. 서울 밖에서도 강동구와 인접한 위례신도시(-0.21%) 전셋값이 큰 폭으로 내렸다. 부천 중동신도시 전세 시세 역시 하락세(-0.01%)로 전환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단기간 높아진 (전세) 가격 수준에 수요층이 매매로 이탈하고 서울 강동구를 중심으로 입주물량이 늘어나며 일부 지역은 전세가격이 떨어지는 사례들도 확인된다"며 "서울 전세가격이 안정세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4월부터는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들 예정이어서 전세가격의 추세적인 약세 전환을 기대하기에는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은 0.12%로 한 주 전과 같은 수준이었다. 중ㆍ저가 아파트의 '가격 따라잡기 현상'이 활발한 도봉구(0.30%)에서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재건축 기대감이 큰 송파구(0.23%)와 노원구(0.20%)도 각각 2, 3위에 올랐다.
경인 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은 신도시 지역은 0.10%, 그 외 지역은 0.16%로 조사됐다. 경인 지역에선 지역별로 아파트 매매 시장 온도 차가 크게 갈렸다. 경기 과천시나 군포시, 김포한강신도시 등에선 아파트 시세가 전주와 같았지만 평촌신도시(0.44%)와 양주시(0.38%) 등에선 시세 상승 폭이 지역 평균보다 두 배 넘게 컸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개설 등 교통 여건 개선 기대감이 이들 지역 집값을 끌어올렸다.
윤 연구원은 "3월 들어 주택시장에 다양한 변수들이 혼합되며 안정과 불안정 사이에서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 이후 예상보다 높아진 세금부담으로 다주택자 일부가 매물을 내놓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어 시장에 어느 정도 여파를 미칠지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