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1년 더 버텨야…3900억 적자에 자본 반 토막

입력 2021-03-22 09:37수정 2021-03-2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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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타격이 컸던 사업자 중 하나인 CJ CGV가 지난해 순손실로 자본이 절반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흑자전환의 희망은 품기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22일 CJ CGV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본총계가 2878억 원으로 전년도 6011억 원 대비 반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불어닥친 코로나19 여파로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등이 대폭 감소한 결과다.

매출액은 5834억 원으로 2019년 1조9422억 원보다 3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3886억 원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 규모는 2019년 2390억 원에서 7516억 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그동안 사업 확장을 모색했던 해외사업 진출과 신사업인 4D플렉스 사업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하노이와 호치민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81개 극장과 474개 스크린까지 확장했던 베트남 법인은 연간 435억 원 당신순손실을 기록했다.

4DPLEX 시스템 연구개발 및 장비판매, 유통 사업으로 설립된 씨제이포디플렉스는 530억 원억의 당기순손실로 나타났다.

107개 극장과 905개 스크린을 운영 중이던 터키법인은 463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밖에 당기순손실 규모는 중국 광저우 법인이 104억 원, 상하이 법인 51억 원, 우한 법인 43억 원 등이다.

CJ CGV 지난해 막대한 손실을 기록한 이후에도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사업보고상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향이나 타개책은 없었다.

지난해 영화산업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영화진흥위원회 2020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누적 관객수는 5952만 명으로 전년 대비 73.7% 감소했다. 국내 영화시장 누적 상영매출액은 51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73.3% 줄었다.

영화사들은 극장 개봉보단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이나 주문형비디오(VOD)를 통해 신작을 공개하는 게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이달 국산 영화 '미션파서블'이 극장 동시 VOD 서비스를 개시했고, 매니아층을 겨냥한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컷'이 VOD로 개봉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집에서 신작 영화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CJ CGV는 성인 2D 영화 일반 시간대를 기준으로 영화 관람료는 주중 1만3000원, 주말 1만4000원 요금 인상을 단행한다. 지난해 10월 1000~2000원 범위의 인상 뒤 6개월 만이다.

요금 인상으로 관람객을 끌어들일 유인이 줄면서 적자폭을 키우는 악순환도 우려된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집단 면역 형성이 기대되는 시기는 빨라야 11~12월로 예상된다. 올해도 막대한 적자를 감내해야 한다는 얘기다.

CJ CGV는 이번 영화 관람료 인상을 통해 늘어나는 재원으로 신작 개봉을 촉진하기 위한 지원금 지급을 당분간 이어가기로 했다. 내부적으로는 뼈를 깎는 사업 개편 및 비용 절감 노력을 통해 생존 기반 마련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증권 시장에선 CJ CGV를 희망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더 나빠질 게 없다는 인식에서다. 주가는 52주 최고가인 3만350원에서 근접한 2만9000원 중반대로 거래되고 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눌려있던 중국의 소비 수요 회복 기조는 올해 연간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베트남 지역도 지연됐던 기대작들의 상영이 3월부터 재개되고 있는 만큼 해외 사업 전반적으로 2020년 대비 완만한 회복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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