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 하에 유전가 검사하고 같은 결과 나오면 시인하겠다” 말했지만 부인
구미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의 친어머니로 알려진 석 모(48) 씨가 동의 하에 실시한 유전자(DNA) 검사 결과는 받아들이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3번째 검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경북 구미경찰서는 지난 17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 전까지 석 씨의 DNA 검사를 3차례 국과수에 의뢰해 3번 모두 친모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이달 중순 이뤄진 3번째 검사는 석 씨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석 씨는 당시 경찰에 “내 동의를 받고 다시 유전자 검사를 해서 똑같은 결과가 나오면 시인하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똑같은 결과가 나오자 또다시 부인한 것이다.
수사 관계자는 “국과수의 DNA 검사 정확도를 여러 차례 설명했지만, 그 결과를 끝까지 부인했다”면서 “특히 3번째 검사는 결과를 인정하겠다고 하고선 나중에 부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 초기 단계부터 출산과 유전자 검사 결과를 부정했다. 범죄를 부인하는 게 아니라 상황 자체를 부정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구지검 김천지청이 지난 22일 대검 과학수사부 DNA·화학분석과에 의뢰한 유전자 검사에서 친모로 재확인되더라도 계속 부인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DNA를 분석하는 국가 수사기관 양대 축인 대검과 국과수에서 모두 친모라는 사실이 확인되면 석 씨의 입지는 훨씬 좁아질 전망이다. 오차 확률이 ‘0’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천지청에 따르면 이번 대검의 유전자 분석은 한 달 정도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검찰은 경찰 송치 이후 20일 이내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내달 5일까지 미성년자 약취 및 사체유기 미수 혐의로 기소해야 할 상황이다. 행방불명된 여아를 확인하지 못해 미성년자 약취 혐의만 적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