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최근 고점 대비 약 13% 하락하며 조정장 진입
독일, 봉쇄 조치 다음 달 18일까지 연장…프랑스, 16개 지역 재봉쇄
아시아증시는 24일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2.04% 급락한 2만8405.52로 장을 마쳤다. 중국과 대만, 홍콩 등 중화권 증시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유럽의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따른 고강도 봉쇄 정책으로 전날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하고 국제 원유시장이 조정장에 진입한 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94% 내린 3만2423.15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0.76% 하락한 3910.5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2% 떨어진 1만3227.70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경제 활동 재개로 상승세를 탔던 여행·관광주가 큰 폭으로 빠졌다. 세계 최대 크루즈 업체 카니발과 여행사 트립어드바이저 주가가 각각 8% 가까이 폭락했다. 중소형주 주가를 종합한 러셀2000지수는 3.6% 급락하며 한 달 만에 최악의 성적을 냈다.
경제 정상화에 따른 글로벌 원유 수요 회복 기대감에 최근 상승세를 탔던 원유시장은 더 큰 타격을 입었다. 글로벌 대표 유종인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와 브렌트유 모두 6% 안팎의 폭락세를 보였다. WTI는 6.2% 급락한 배럴당 57.76달러로, 지난달 5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5.9% 떨어진 배럴당 60.7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최근 고점 대비 13% 가까이 빠지면서 조정장에 진입했다.
바트 멜렉 TD시큐리티스 상품 전략가는 “최근 금리 상승 움직임과 유럽 봉쇄 재개로 글로벌 원유 수요 단기 전망이 악화했다”면서 “유가가 5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하향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주 1.75%를 돌파하면서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1.638%로 후퇴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재차 일축하면서 시장 불안을 달랜 영향이다.
유럽발 경기회복 지연 불안에 미국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달러스팟인덱스는 0.6% 올랐다.
애버딘스탠더드인베스트먼츠의 랄프 바셋 북미 주식 대표는 “오늘날 시장의 우려 중 일부는 유럽의 새로운 봉쇄에 관한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수 있겠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이에 상응하는 글로벌 경제성장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10%대로 더딘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확산세가 거침없다.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던 독일은 최근 1주간 10만 명당 감염률이 107명으로 3주 전 60명 대 중반에서 40% 이상 증가했다. 이에 독일은 봉쇄 조치를 다음 달 18일까지로 연장했다. 부활절 주간인 4월 1~5일에는 모든 곳을 폐쇄하고 자택에 머물도록 하는 ‘완전 봉쇄’ 카드도 꺼냈다. 독일 입국자는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하는 새 규제책도 내놨다.
21일 하루에만 3만50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프랑스도 파리를 포함한 16개 지역을 재봉쇄, 2100만 명이 영향권에 들어간다. 비필수 영업장은 문을 닫아야 하고 지역 간 이동도 금지된다. 야간 통행금지도 오후7시로 한 시간 당겨졌다. 해당 조치는 최소 4주간 유지된다.
이탈리아는 부활절 연휴기간인 4월 3~5일 전역을 봉쇄한다. 출퇴근, 병원 방문 등을 제외하고 자택에 머물러야 한다. 그리스도 이달 말까지 학교와 비필수 영업장 폐쇄가 유지하고, 거주지 밖 이동도 제한된다. 스페인은 야간 통행금지를 5월까지 연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