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소셜미디어 이용 시간이 크게 증가했다. 늘어난 이용 시간만큼 플랫폼에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도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틱톡, 인스타그램 등 소셜 플랫폼들은 안전한 사용 환경을 위한 정책과 기능을 잇달아 업데이트하고 있다.
지난해 말 발표된 ‘코로나19 확산 후 소셜미디어 이용과 무력감ㆍ외로움 체감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 대학생들의 일 평균 소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길게는 1시간 이상 증가했다. 유튜브 이용자 기준 2시간 22분에서 3시간 23분으로 늘었다.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앱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의 조사에도 2020년 9월 기준 틱톡(150%), 인스타그램(35%), 유튜브(20%) 등의 사용 시간이 전년 동월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난 사용시간에 발맞춰 소셜 플랫폼들은 △청소년 안전 △댓글 △유해 콘텐츠 관리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안전 정책 강화...DM 등 범죄 악용 가능성 차단한다 = 틱톡과 인스타그램은 지난해부터 청소년 안전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틱톡은 청소년 보호를 위해 기본 설정을 변경 중이다. 지난 1월 전세계의 만 16세 미만 청소년 사용자들의 기본 개인정보 설정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다른 사용자의 피드에 자신의 계정 및 콘텐츠를 추천하는 기능도 비활성화 되도록 기본 설정을 손질했다.
틱톡 관계자는 “개인정보 설정 페이지에서 '공개'로 바꿀 수도 있다”라며 “다만 청소년들이 이러한 과정에서 보다 신중하게 개인정보와 콘텐츠 공개 범위 등을 선택하도록 하려는 취지에서 (해당 기능을) 도입했다”라고 말했다.
청소년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는 기능 역시 제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최근 성인 사용자가 본인을 팔로우하지 않는 미성년자에게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보내지 못하도록 청소년 보호 정책을 강화했다.
틱톡 역시 맞팔로우 관계가 아닌 사용자가 만 16세 미만의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내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맞팔로우 관계라도 사진이나 영상은 보낼 수 없다. 또한 만 16세 미만 사용자의 영상은 타인의 다운로드 자체를 금지, 청소년들이 범죄에 노출되는 위험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한편 틱톡은 자녀의 동의 하에 부모가 청소년의 틱톡 사용을 관리할 수 있게 하는 세이프티 페어링 기능도 운영 중이다. 지난해 11월에는 해당 기능을 업데이트해 부모가 자녀 계정의 검색 기능, 댓글을 달 수 있는 사용자 범위, 계정 공개 여부 등을 설정할 수 있게 했다. 청소년들이 부모의 도움을 받아 잠재 위험은 최소화하면서, 더욱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에서다.
인스타그램 역시 최근 '부모님을 위한 자녀 인스타그램 사용 가이드'를 선보였다. 지난해 도입한 제한하기, 소식 숨기기, 태그 및 언급 관리 등 자녀들의 안전한 인스타그램 사용을 돕는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소개했다.
◇성인 43.7% 사이버 언어 폭력 경험... 댓글 관리에도 주력 = 악성 댓글로 인한 피해는 비대면 생활 속에서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20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4명 이상(43.7%)이 온라인에서 언어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동일한 조사 결과 19.9%의 성인이 언어 폭력을 경험했다고 밝힌 것과 비교해 두 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연예인, 크리에이터를 넘어 일반인에게까지 악성 댓글로 인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르자 소셜 플랫폼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사용자에게 자신의 콘텐츠에 대한 댓글 권한을 확대하고, 악성 댓글을 게재하려는 사용자에게 알림을 보내는 방식이다.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은 키워드 필터링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욕설이나 비속어 등의 기본적인 자체 필터링 외에도 개인이 특정 키워드가 포함된 댓글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개인정보 설정에서 차단하고 싶은 키워드를 입력하면 이후 해당 키워드가 포함된 댓글은 자동 차단된다.
유튜브는 제작자가 자신의 영상에 달린 모든 댓글에 대해 삭제나 숨김 후 검토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하고 있는데, 틱톡 또한 최근 사용자가 모든 댓글에 승인 권한을 가지고 원치 않는 댓글은 숨기거나 삭제할 수 있는 기능을 출시했다.
사용자를 제한하는 방법도 있다. 대부분의 소셜 플랫폼은 개인의 콘텐츠에 댓글을 달 수 있는 사용자 범위를 ‘모두’, ‘팔로워만’, ‘비공개’ 등으로 변경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지난해 인스타그램은 더 나아가 특정 사용자를 지정해 댓글을 차단할 수 있게 하는 기능도 도입했다. 틱톡 또한 최근 청소년 개인정보 정책 강화의 일환으로 만 16세 미만 사용자의 경우, 영상에 댓글을 달 수 있는 사용자를 ‘친구(맞팔로우)’로 기본 설정해 익명의 무분별한 댓글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자 했다.
더 나아가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악성 댓글을 남기려는 사용자에게 경고하는 방식의 기능도 연이어 도입 중이다. 틱톡은 이달 초 사용자들이 악의적인 댓글을 작성한 뒤 실제 업로드 하기 전, '정말로 올리시겠습니까?'라는 알림을 보내는 '다시 생각해보기' 기능을 도입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도 지난해 유사한 방식의 댓글 경고 기능을 도입했으며, 트위터도 최근 사용자가 유해한 답글을 작성할 경우 수정을 권고하는 기능을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틱톡은 악성 댓글 관리를 넘어 올해 선플재단과 #선플운동 챌린지 등을 진행하며 플랫폼 내 선플 문화를 확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해, 거식증, 가출... 털어놓기 힘든 고민, 소셜 플랫폼 통해 관련 기관에 연락 = 최근 몇 년 간 소셜 플랫폼이 단순 오락을 넘어 주요 정보 창구로 자리 잡았다. 유해한 콘텐츠의 노출은 줄이고 민감한 주제의 키워드를 검색하는 사용자에게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등 안전한 피드를 유지하려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피드에 노출되는 콘텐츠를 통해 정보를 얻거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미성년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유해 콘텐츠를 빠르게 탐지 및 삭제하는 필터링 시스템이 정교화되고 있다.
틱톡의 2020년 하반기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틱톡은 지난해 하반기 음주, 흡연 또는 약물의 소비를 묘사하거나 장려해 특히 미성년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콘텐츠 등을 삭제하는 가이드라인을 추가했다. 틱톡에 따르면 해당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영상 중 97.1%는 틱톡에 신고되기 전, 95.8%는 게시 후 24시간 이내에 신속하게 삭제됐다.
검색 기능을 통해 자살, 자해, 거식증 등 민감한 분야의 정보를 찾으려는 사용자를 위한 안내도 지원한다. 틱톡,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은 사용자가 자살, 자해 등과 관련된 키워드를 검색할 시 사용자들의 콘텐츠를 노출하는 대신, 한국 생명의 전화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관련 기관의 연락처 등이 담긴 페이지로 연결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섭식장애 이슈가 심각해짐에 따라, 틱톡은 '섭식장애'나 '거식증'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는 사용자에게 관련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기관의 연락처와 정보 페이지를 제공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역시 향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단체나 기관에 앱 내 다이렉트 메시지를 통해 연락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