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증권은 26일 수에즈운하 이벤트가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히려 내달 1일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 결과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온다. 국제유가는 변동성이 축소된 안정적인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에즈운하를 통과 중인 원유 수송 물량은 약 600만 b/d(배럴/1일)로 3월 글로벌 공급량의 5.9% 수준”이라면서 “현재 예상되는 복구 기간 2일을 가정할 시 원유 재고 변화는 1200만 배럴로 추정된다”고 판단했다.
그는 “통상적으로 원유재고 1000만 배럴 당 국제유가의 변화가 2달러/배럴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운하 영향으로 인한 유가 급등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초대형급 유조선이 지나가기 어려워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에즈운하 이벤트보다 내달 1일 열리는 OPEC 회의 결과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전 회의에서 OPEC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발적 감산을 중심으로 원유 수요회복 속도에 맞춰 공급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황 연구원은 “3월 기준으로 수요가 공급을 220만 b/d 초과하고 있고,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원유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 “그러나 항공 국제편수와 자동차 트래픽(Traffic) 인덱스가 2019년의 90% 수준으로 회복된 상황이라 앞으로의 수요 회복 모멘텀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현재의 환율을 감안하면 신흥국들의 원유수입 가격은 체감상 현 유가 보다 높게 느껴질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항상 70달러/배럴 이상의 고유가와 달러 강세 환경이 유지되었을 때 원유 수요감소 우려로 이어졌음을 고려하면, OPEC은 70달러/배럴을 넘지 않는 현 수준(60~70달러/배럴)의 강보합세를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가격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