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ㆍ정치권에서도 논란…직원들 불만 최소화하기 기업들 임금 인상 시도
CEO와 직원 간 적정한 연봉 격차가 어느 정도인가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논란이 됐다. CEO가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직원보다 수십 배 넘는 연봉을 받아서다.
학계ㆍ정치권에서도 연봉 격차를 두고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미국의 버니 샌더스 등 일부 상원의원들은 CEO들이 초고액 보수를 받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를 제재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제재는 혁신에 대한 동기부여를 약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2014년 서울대 행정대학원 서베이조사연구센터가 성인 남녀 2만105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CEO와 직원 사이의 적정한 연봉 격차를 12배로 응답했다.
최근에는 직원들이 CEO와의 연봉 격차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 노조는 올해 2월 경기도 이천 M16 준공식에서 성과급 지급 기준 비공개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직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 및 기관들은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신용카드 결제시스템 회사인 그래비티페이먼츠 CEO 댄 프라이스는 2015년 자신의 연봉 90%를 삭감하는 대신 전 직원 120명의 연봉을 3년 안에 최소 7만 달러(약 7914만 원)로 올린다고 밝혔다.
미국은 상장기업 CEO와 일반 직원 임금 격차 공개를 재무제표처럼 의무화하게 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SK하이닉스로부터 받게 될 연봉을 반납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사업보고서에서 “조성된 기금은 노사협의를 통해 소통 문화 증진과 구성원 복지 향상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16일 서울 양재사옥에서 진행된 타운홀 미팅에서 “직원들이 성과급을 예민하게 생각하지 않도록 회사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성과에 대한 보상을 약속했다.
LG전자 노사는 올해 임금인상률을 9%로 확정했다. 9% 인상은 2011년 이후 10년 만이다. 넥슨, 넷마블 등 ITㆍ게임 업체들도 연봉을 잇달아 올렸다.
올해 임금인상 규모를 두고 노사간 임금차를 좁히지 못하던 삼성전자 역시 지난 26일 평균 7.5% 임금인상안에 합의했다. 10년 내 임금 인상 폭 가운데 최대치다. 대졸 초임의 경우 4450만 원에서 4800만 원으로 상향됐는데, 이에 맞춰 사원 대리급(CL 1~2) 저년차 사원들의 임금은 평균 11%가량 오를 전망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 성과가 좋아졌을 때 그에 따른 혜택을 근로자들도 확실히 보상받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다만 그 보상은 단순히 조직원이라서 받는 것이 아닌 개인의 성과와 연동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