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기 정기주총'서 모든 안건 통과 못 해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삼촌 박찬구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완패했다.
금호석유화학은 26일 중구 시그니쳐타워스 동관 4층 대강당에서 '제44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자사 유튜브 채널로도 주총 현장을 생중계했다.
오전 9시 개회 예정이었던 총회는 의결권 위임장 심사 문제로 지연됐다. 법원에서 지정한 검사인이 입회해 3시간 가까이 중복 의결권 등을 확인하고 유효한 의결권을 확인했다.
11시 44분께 문동준 금호석유화학의 개회 선언으로 주총이 시작됐지만, 10분쯤 뒤 정족수 확인에 착오가 생겨 다시 정회에 들어갔다. 이후 12시 20분께 총회가 속개됐다.
이날 박철완 상무와 회사 측의 안건 표 대결에서는 회사 측이 완승을 했다.
우선 이익배당 승인의 건에서는 보통주 현금배당 주당 4200원, 우선주 4250원을 제시한 회사 측 안건의 찬성률이 64.4%, 보통주 현금배당 주당 1만1000원, 우선주 1만1050원을 제시한 박 상무 측 주주제안의 찬성률이 35.6%였다.
보통결의 사안의 요건 상, 회사 측의 안건만 가결됐다.
정관 일부 변경의 건에서는 △대표이사 이사회 의장 분리 △이사회 내 위원회 신설 등을 두고 표 대결을 벌였다.
대표이사 이사회 의장 분리의 경우 사 측과 박 상무의 제안에 대한 찬성률이 55.8%, 44.9%로 특별결의 사항 충족 요건인 66.6%에 미달해 모두 부결됐다.
이사회 내 위원회 신설에서는 사 측의 제안이 70%로 가결됐고, 박 상무의 주주제안은 30.6%로 부결됐다.
신임 이사에도 모두 사 측의 안건이 통과됐다.
사내이사 선임 투표에서 사 측이 추천한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전무는 64%를 얻었다. 본인을 추천한 박철완 상무의 주주제안은 52.6%의 추천을 얻는 데 그쳤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에서도 사 측에서 추천한 황이석 사외이사가 69.3%를 얻어, 주주제안 이병남 전 보스턴컨설팅그룹 코리아오피스 대표(30.5%)를 제쳤다.
사외이사 3명도 최도성 가천대학교 석좌교수, 이정미 법무법인 로고스 상임고문 변호사, 박순애 한국행정학회 회장 등 모두 사 측 추천 인물이 이름을 올렸다.
그밖에 △제44기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건 등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날 박철완 상무와 그의 변호 대리인 등은 주총장을 찾아 안건별로 주주제안의 배경 등을 설명했다.
박 상무는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개표하는 도중에 주총장을 벗어났다.
한편, 문동준 회장은 인사말에서 "2020년 금호석유화학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장기화에 따른 사회ㆍ경제적 제약이라는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시장변화 적극적으로 대처해 우수한 실적으로 한 해를 마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 원재료 가격 약세 지속으로 제품 판매 단가가 허락해 매출액은 감소했지만, 경쟁력 강화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이러한 회사의 성과는 재무안전성 향상으로 이어져 부채비율이 2020년 말 기준 60%로 대폭 감소했다"고 전했다.
문 사장은 "지난해 말에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화학 그 이상의 가치로 공동 미래를 창조하는 솔루션 파트너'라는 새로운 비전 선포해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 기반 구축하고 6대 핵심과제 선정, 실천해 지속 가능한 경영체계 확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올해 목표에 대해 "2021년은 금호석유화학이 새로운 50년의 첫걸음 내딛는 해"라며 "회사는 올해 경영방침을 '넥스트 무브'로 정했다. 지난 50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을 실천하며 뉴노멀 시대의 선도 기업으로의 도약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