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에 성장 잠재력 풍부한 동남아 시장 눈독
미국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구글과 공동으로 미국과 동남아시아를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을 부설한다. 애초 미국과 중국을 연결하는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미·중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동남아로 눈을 돌렸다.
29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많은 사람이 더 빠르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선도적인 지역 사업자 및 글로벌 파트너사와 협력해 미국 서해안에서 인도네시아·싱가포르를 연결하는 2개의 해저 케이블을 부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평양을 횡단하는 케이블 부설로 지역 간 데이터 처리 용량이 70% 늘어날 것으로 페이스북은 전망했다.
두 개의 해저 케이블은 각각 ‘에코’와 ‘비프로스트’로 불린다. 페이스북은 모두 투자했고 구글은 에코에만 참여한다고 CNBC는 전했다. 에코는 2023년, 비프로스트는 2024년 완공이 목표다. 지역 협력사로는 인도네시아 텔린, XL악시아타, 싱가포르 케펠이 참여한다.
페이스북, 구글 등 IT 기업들은 해외 서비스 이용 증가에 따라 해저 케이블을 통한 통신 인프라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사용자가 많은 동남아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아 눈독을 들여왔다.
이에 페이스북은 2016년 10월 미국 서해안과 홍콩을 연결하는 ‘퍼시픽 라이트 케이블 네트워크(PLCN)’ 부설 계획을 발표했다. 2018년에는 중국 통신업체 차이나텔레콤과 공동으로 ‘홍콩 미주 프로젝트(HKA)’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미국-홍콩 연결 계획을 두고 미 당국이 “미국의 데이터를 중국이 수집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면서 재검토를 요구, 사업이 지연됐다.
지난해 6월 미 법무부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PLCN의 해저 케이블을 홍콩에 연결하는 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페이스북은 이달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출한 서류에서 HKA 신청을 철회하며 “미국 정부 우려를 반영해 시스템을 재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페이스북은 지난해 5월 인터넷 접근 향상을 목적으로 아프리카에 해저 케이블 3만7000km를 부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구글도 ‘에퀴아노’라 불리는 아프리카-유럽 해저 케이블 부설 작업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