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변이 바이러스 용광로 될 가능성 커
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됐던 도쿄올림픽이 25일 후쿠시마현에서 성화봉송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했다. 일본 정부의 확고한 올림픽 개최 의지에도 여론은 싸늘하다. 최근 일본에서 하루 신규 확진자가 또다시 1000명을 넘어서며 4차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에 올림픽 주최 측은 운영 지침을 마련,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만전을 기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의 방침에 두 가지 핵심 요소가 빠져 있다고 지적한다. 바로 격리와 접종이다. 이들 관련 확실한 대책 없이 감염 확산은 불가피하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하고 있다.
올림픽 주최 측은 ‘미국 프로농구(NBA) 버블’을 차용하고자 한다. NBA는 선수들이 코로나19에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해 플로리다주 디즈니월드에 특별 격리 지역을 만들었다. 주변과 철저히 차단된 버블 지역에 6개 시설을 설치, 모든 경기를 진행했다. 지난해 7월~10월 진행된 시즌에서 한 명의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도쿄올림픽은 일본 전역의 42개 장소에서 스포츠 경기 33종목이 진행돼 NBA와 비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평등과 화합을 추구하는 올림픽 특성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선수촌 등 장소 자체가 사람들이 만나서 어울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이유에서다. 장시간 대화와 식사 모임을 제한할 예정이지만 어떻게 강제할 수 있는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일본 내 백신 접종도 우려를 키우는 요소다.
이 같은 불확실성 속에 올림픽 기간 코로나19 확산이 현실화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일본 내 감염이 확산되는 것은 물론 선수들이 귀국하면서 전 세계로 바이러스가 번질 수 있어서다. 일본이 전 세계에서 모여든 신종 변이 바이러스의 용광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의 스펜서 폭스 교수는 “입국자 수와 글로벌 감염 정도에 따라 도쿄올림픽이 일본은 물론 글로벌 확산을 증폭시키는 슈퍼 전파 이벤트가 될 수 있다”면서 “예방조치가 아무리 훌륭해도 감염 가능성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반복적인 코로나19 검사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아메쉬 아달자 미 존스홉킨스 건강안보센터 선임연구원은 “모두가 백신 접종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검사와 버블을 함께 추구하는 게 최선”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