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넘버 5’ 농심, 1위를 꿈꾼다
농심은 미국 LA에 2억 달러를 투입해 설립중인 제2공장을 올 연말까지 마무리하고, 가동을 시작해 미주 시장 맹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농심 미국 제2공장에는 봉지면 1개 라인과 용기면 2개 라인이 우선 설치된다. 모두 고속 생산 라인으로 완공되면 제2공장에서만 연간 약 3억5000개의 라면을 더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기존 제1공장 생산량까지 합치면 농심은 연간 총 8억5000 개의 라면을 미주 시장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농심은 제2공장의 가동과 함께 올해 미국 라면시장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농심은 미국에서 22%의 점유율을 기록해 2위 기업인 일본 닛신(24%)과 점유율 격차를 2%p까지 좁혔다.
농림축산식품부 발표에 따르면 2020년 한국 라면 수출액은 전년 대비 29.3% 성장하며 사상 처음으로 6억 달러를 돌파했다. 농심의 지난해 수출액은 3억4950만 달러로, 한국 라면 수출의 절반을 웃도는 성과다. 농심의 미국와 중국 등 해외 법인 매출까지 더하면 해외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지난해 라면 수출액보다 30% 이상 큰 9억 9000만 달러에 달한다. 올해 농심은 수출과 해외법인에서 10억 달러 매출을 가뿐히 넘길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글로벌 라면 수요 증가에 발맞춰 그간 쌓아온 영업 인프라와 마케팅 노하우를 총동원해 세계인이 장바구니에 농심 라면을 담게 만들었다. 또한, 미국과 중국 현지 생산라인을 풀가동하는 동시에 수출물량을 늘리면서 탄력적으로 대처했다. 농심은 유로모니터가 발표한 ‘2019-2020 Packaged Food-Instant Noodle’ 자료에서 2019년 기준 한국 기업 최초로 5.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세계 라면기업 순위 5위에 올랐다.
◇간식에서 식사로 세계인 인식 바꿔
세계인들은 라면에 대한 인식을 종전의 간식에서 식사로 바꾸고 있다. 인식 변화는 SNS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그 중심에 있는 기업이 바로 농심이다. 인스타그램에서 #KoreanRamyun(Ramen)과 #ShinRamyun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전 세계에서 신라면을 비롯한 한국 라면을 즐기는 모습이 10만여개 검색된다.
단순히 한국 라면을 먹어봤다는 것을 넘어 계란이나 만두, 해산물 등 각자 취향대로 재료를 더해 먹는 모습은 라면이 한끼 식사로 손색 없다는 반증이다. 한국 라면의 흥행 비결은 ‘간편함’과 ‘맛’에서 찾을 수 있다. 가정에서 손쉽게 식사를 해결하기 원하는 소비 트렌드와 뜨거운 물만 있으면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라면 특유의 간편함이 소비자 니즈에 맞아떨어진 것이다.
한국 라면은 깊고 진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 풍성한 건더기 등 맛과 품질에서 일본과 중국 등 타 국가의 라면을 뛰어넘으며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라면블랙은 지난해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꼽히기도 했다. 라면왕은 떠났지만 한국 라면의 위상은 그의 바람처럼 세계를 호령할 정도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