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이 뭐길래”…타이거 우즈 차 사고 원인 못 밝힌다는 경찰

▲현지시각 2월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란초 팔로스 베르데스 인근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차량 전복 사고로 부상을 당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미국 경찰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차량 전복 사고 원인을 공개하지 않기로 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타이거 우즈의 사생활 노출 우려에서다.

31일(현지시각) AP통신 등 현지언론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알렉스 비야누에바 보안관이 브리핑을 통해 “타이거 우즈의 차 사고 원인에 대해 결론을 내렸다. 조사가 종결됐다”며 “수사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허락이 필요하다. 우즈에게 사생활 정보를 포기할 것인지 물어본 다음에 사고 관련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타이거 우즈는 지난달 23일 LA 인근 롤링힐스 에스테이츠의 내리막길 구간에서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V80 SUV를 운전하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다. 그는 이 사고로 다리를 심하게 다쳐 여러 차례 수술을 받은 뒤 현재 플로리다주 자택에서 회복 중이다.

비야누에바 보안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고 원인이 결정됐고, 조사는 종결됐다"며 우즈 개인 정보와 관련한 사고 원인을 공개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허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P통신은 “경찰이 골프 스타 사생활에 대한 불특정한 우려를 들어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타이거 우즈의 에이전트에게도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프로골프선수 타이거 우즈가 타고 있던 차량이 현지시각 2월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란초 팔로스 베르데스 인근에서 전복돼 도로 옆 비탈에 쓰러져 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경찰은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를 회수해 조사했지만, 사고 당시 주행 정보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비야누에바 보안관은 “블랙박스에 담긴 모든 정보를 갖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사고에 연루된 사람들의 허락 없이는 그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LA 경찰의 정보 비공개 방침에 대해 타당하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우즈가 아닌 일반인이었다면 경찰이 사생활 보호 이유로 공개 여부를 물어보지 않았을 것이는 주장이다.

경찰이 이번 사고에 대해 입을 닫으면서 의문점은 오히려 증폭되는 모양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우즈의 상태에 대해서도 말을 바꾼 탓이다.

사고 직후 경찰은 “우즈의 의식이 있었고 본인 신원에 대해 제대로 답했다”고 밝혔지만, 이후 법원에는 “우즈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고, 운전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냈다. 또 우즈의 과거 약물 복용 전력에도 이번 사고 당시 혈액검사를 하지 않았다.

USA 투데이·폭스뉴스 등 일부 언론들은 차량 포렌식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우즈가 사고 당시 졸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내리막 곡선 구간에서 졸음운전으로 속도를 제때 줄이지 못해 전복 사고를 당했다는 가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