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G 영화 부문서 아시아 최초이자 여성 최초로 수상
배우 윤여정이 미국 배우조합상(SAG) 여우조연상을 받았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열린 시상식에서 윤여정(미나리)은 마리아 바칼로바(보랏2), 글렌 클로즈(힐빌리의 노래), 헬레네 젱겔(뉴스 오브 더 월드), 올리비아 콜먼(더 파더) 등 쟁쟁한 후보들을 누르고 수상 영예를 안았다.
이번 수상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에 대한 가능성도 커졌다. SAG는 배우조합이 주최하는 만큼 수상자가 아카데미상까지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 ‘미리 보는 오스카’로도 통한다.
미국 연예 전문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윤여정이 SAG 영화 부문에서 아시아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배우로는 최초로 수상하게 됐다”고 전했다. TV 부문에서는 현재 산드라 오가 아시아 여성 중 유일한 수상자다. 지난해 기생충은 SAG 시상식에서 아시아 영화 최초로 ‘앙상블상’을 수상했지만, 배우가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올해 시상식은 사전 녹화돼 온라인으로 열렸으며 시상자들도 이날 TV 방송 며칠 전 결과를 알았다. 수상 소감도 사전 녹화됐다.
윤여정은 수상 소감에서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면서 “내 감정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서양인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매우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보에 올랐던 다른 배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앞서 윤여정은 2일자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73세 아시아 여성인 내가 오스카 후보에 오르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며 “미나리가 많은 선물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전했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감독 리 아이작 정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으로, 1980년대 아칸소주에서 농장 일을 하며 정착하는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에는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을 비롯해 윤여정과 한예리 등이 출연했다. 스티븐 연도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고(故) 채드윅 보스만이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로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