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미련 못 버리는 일본…닛키홀딩스, 미국 차세대 소형 원자로 건설 참여

입력 2021-04-0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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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키홀딩스, 뉴스케일파워에 베팅
기존 원전보다 안전성 높은 소형 모듈 원자로 주목
두산중공업도 참여하고 있어

▲닛키홀딩스가 건설에 참여하는 뉴스케일파워의 소형 모듈 원자로(SMR) 조감도. 사진제공 뉴스케일파워
일본 메이저 플랜트 업체 닛키홀딩스(영문명 JGC)가 미국 스타트업이 개발하는 차세대 소형 원자로 건설에 참여한다. 일각에서는 10년 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도 일본이 원전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소형 원자로를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닛키홀딩스는 미국 원자력 스타트업 뉴스케일파워에 4000만 달러(약 451억 원)를 출자해 3%의 지분율을 확보하게 됐다. 이와 함께 뉴스케일파워가 설계한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의 미국 아이다호주 건설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한국 두산중공업은 앞서 2019년 뉴스케일에 약 44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을 확보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SMR에 들어갈 원자로 모듈 등 기자재 납품 계약을 따낸 바 있다.

뉴스케일은 지난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SMR에 대한 설계인증 심사를 최종 통과했으며, 이번 아이다호주에 추진되는 SMR 프로젝트는 뉴스케일의 첫 수주다.

뉴스케일의 SMR는 여러 소형 원자로를 통째로 거대한 수조에 가라앉혀 냉각하는 특징이다. 냉각수 공급이 멈춰도 수조의 물이 모두 증발할 때까지 1개월이 소요된다. 그 사이 원자로의 열이 내려 멜트다운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원전보다 안전성이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마치 블록처럼 모듈화해 조립할 수 있어 건설 비용도 기존 원자로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기존 1000메가와트(MW)급 원전 건설 비용은 약 100억 달러다. 반면 900MW의 SMR 건설 비용은 약 30억 달러다. 아이다호에 건설할 SMR 발전용량은 600~700MW 정도다.

닛키홀딩스의 이번 SMR 건설 참여는 미국과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탈 탄소, 그린에너지 사업과 맞물려 있다.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기점으로 소형 원자로에 대한 연구·개발(M&A)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일본 정부도 지난해부터 ‘녹색 성장 전략’ 일환으로 소형 원자로 해외 시범 사업과 연계한 자국 기업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본 원전 관련 업체들은 이제 자국이 아닌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닛키홀딩스는 이번 미국 SMR 건설 프로젝트 참여를 시작으로 중동과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도 모색할 계획이다. 닛케이는 선진국 원전이 이미 노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형 원자로가 탈 탄소 수요를 맞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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