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 2차 신규택지 발표 임박...투기 색출·공급 속도 '갸우뚱'

입력 2021-04-0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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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일대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정부가 2ㆍ4 공급 대책 후속 조치로 조만간 2차 신규 택지를 공개할 방침이다. 하지만 1차 신규 택지로 선정됐던 경기 광명·시흥신도시 땅 투기 의혹의 실체 규명이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가 2차 택지 발표 일정을 강행할 경우 시장의 혼란만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총 14만9000가구의 주택을 공급할 2차 신규 택지를 이달 발표한다.

앞서 정부는 2·4 대책을 통해 신규 공공택지 개발로 주택 2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한 달도 되지 않은 같은달 24일 10만1000가구 규모의 1차 신규택지 3곳을 발표했다. 여의도 4배 규모의 경기 광명·시흥신도시에서 7만 가구, 부산 대저지구와 광주 산정지구에서 각각 1만8000가구, 1만3000가구를 공급키로 했다. 이달 나올 물량은 1차 신규 택지 공급량을 제외한 나머지 15만 가구다.

2차 신규 택지로는 서울 접근성과 수요 분산 효과를 고려할 때 서울 도심의 경계지역에 있거나 추가적인 교통 개선 사업이 필요하지 않은 곳이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고양 원흥지구와 고양 화전지구, 김포 고촌지구, 하남 감북 지구 등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부지 대부분은 과거 택지지구로 지정되거나 택지지구 지정 때마다 숱하게 물망에 오르던 곳들이다. 하남 감북지구(감북동·감일동·광암동·초이동)는 2010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김포 고촌지구 역시 3기 신도시 발표 당시 유력 후보지였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좋고, 택지지구 개발의 기반 조사를 마친 곳이어서 공급 속도나 서울 수요 분산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역으로 보면 투기 의혹 가능성도 그만큼 높은 곳들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차 신규 택지 발표 전·후로 토지거래내역 분석 등을 통해 투기 세력을 색출하겠다"고 강행의지를 밝혔다.

시장에선 투기 방지책으로 내놓은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RTMS)'이 단기 거래량 급증 등 단순 거래만 들여다볼 뿐 자금 출처를 현미경처럼 들여다보긴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투기 거래가 포착돼 수사를 의뢰한다고 해도 부당이익을 환수하는 과정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깜짝 택지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간 수없이 입에 오르내리던 택지들에는 투기 거래가 적지 않았을 것"이라며 "여론에 밀리면 안 된다는 우려에 발표를 서두를 수 있지만 후보지 발표 뒤 투기 거래가 더 포착되면 정부나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겉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신규 택지 발표를 강행해도 투기 여부 조사에 하세월이 걸리고, 부당이익 환수도 순항하기 쉽지 않아 주택 공급이 상당 기간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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