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이론적 기초 닦아…노벨상 수상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랫동안 투병해오던 먼델 교수는 전날 오전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주 시에나의 한 병원에서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담관암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태생의 먼델 교수는 지난 1960년대부터 국제 통화제도나 자본 이동에 관한 혁신적인 논문을 잇달아 발표했다. 1961년 발표한 ‘최적 통화지역 이론과 1963년 발표한 ’서로 다른 이자율 체제에서의 통화·재정 정책 이론‘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단일 통화를 채택한 특정 지역이 경제 효율을 최대화하기 위한 조건을 제시한 ’최적 통화권‘의 개념을 제창하면서 유럽 통화 통합의 이론적 기초를 닦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유로화가 결제 화폐로 공식 출범한 1999년에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노벨위원회는 당시 선정 이유에 대해 "먼델은 놀라운 정확성으로 국제 통화 시스테모가 자본시장의 미래 발전을 예측해 냈다"고 설명했다. NYT도 "환율은 고정적이고 세계 자본 이동이 완만했던 시기인 1950년대 중반부터 60년대 초반까지 그가 수행한 놀랍도록 명확한 작업은 시대를 훨씬 앞서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동료였던 고(故) 마커스 플레밍과 함께 외환제도와 금융·재정정책 등의 관계를 풀어낸 ‘먼델=플레밍 모델’은 현재 국제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줬다.
아울러 기업 활동 등 공급력 강화를 중시하는 ‘서플라이 사이드 경제학’의 제창자 중 한 명으로서도 알려졌는데, 이는 1980년대 미국 레이건 행정부 감세의 이론적 근거가 되기도 했다. 먼델은 경제성장을 장려하기 위해 최대 세율을 25% 미만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도 여러 차례 방문했으며 그 때마다 감세를 통한 경기 부양을 촉구했다.
먼델은 IMF나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에서 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