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 영국 사모펀드에 팔리나...23조원에 인수 제안

입력 2021-04-07 13:38수정 2021-04-0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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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C, 도시바 측에 인수 후 비상장사로 전환 제안
한국 ‘여기어때’ 인수 등 아시아서 활발한 투자

▲일본 도쿄 도시바 본사 앞 전경. 도쿄/AP뉴시스
영국 사모펀드 CVC캐피털파트너스가 일본 도시바에 인수를 제안했다고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CVC는 도시바 경영진에 지분 100%를 인수해 비상장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도시바는 행동주의 투자자들과의 계속되는 대립으로 경영 의사 결정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CVC는 도시바 측에 경영진 의사결정 속도를 높일 수 있다며 이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CVC는 도시바의 현재 주가에 30%의 경영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종가기준 도시바의 시가총액은 1조7437억 엔인데, 30%의 프리미엄을 더하면 인수가격은 2조3000억 엔(약 23조3804억 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도시바 경영진이 인수에 동의하고 일본 정부 승인을 받으면 CVC는 정식으로 주식공개매수(TOB)에 나설 계획이다. 도시바는 경제안보에 직결되는 원자력발전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해외 자본이 인수하려면 경제산업성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작년 6월 시행된 개정 외환법에 따라 재무성의 사전 심사도 받아야 한다.

1981년 영국에서 설립된 CVC는 세계 23개국에 거점을 두고 1178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 중이며 일본에서는 최근 시세이도 일회용품 사업부를 인수했다. 우리나라에도 진출해 2019년 종합 숙박 예약 플랫폼 여기어때를 인수했다.

도시바의 현 사장은 CVC와도 인연이 있다. 구루마다니 노부아키 도시바 사장은 CVC재팬 회장을 역임한 경력이 있으며 2018년 도시바에 합류했다. 이 때문에 노부아키 사장이 CVC와 사전에 교감을 나눴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인수가 성사된다면 CVC는 역대 최대 규모의 거래를 기록하게 된다. 다만 주주들의 동의를 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미오 가토 라이트스트림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문제는 주주들이 이러한 제안을 수락할지 여부”라며 “일본 재무성의 반대에도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시바는 2016년 부정회계 문제와 미국 원자력발전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의 대규모 손실로 재무위기에 빠졌다. 2017년에는 2년 연속 채무초과 상태가 이어져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자 6000억 엔 규모의 증자를 단행했다.

이후 도시바는 경영 재건 과정에서 도시바메모리(현 키옥시아)를 매각하고 해외 원전과 건설 사업부 등 채산성이 떨어지는 사업부도 정리했다. 사업재편 효과가 나타나면서 2019년에는 1304억 엔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 1월 말에는 도쿄증시 2부 시장으로 강등됐던 주식도 3년 만에 1부로 승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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