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LG전자 북미 시장 점유율 흡수 노려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인 '갤럭시A' 시리즈를 대거 출시하며, LG 스마트폰 철수로 생긴 빈자리 공략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8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을 통해 '갤럭시A42 5G'를 출시했다. 9일에는 갤럭시A52 5G, 갤럭시A32 5G, 갤럭시A12 등 3종을, 29일에는 갤럭시A02s를 추가로 내놓는다.
이번에 출시하는 신제품 5종은 모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나다.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프로세서 등 성능은 대폭 끌어올리면서, 가격을 낮췄다.
갤럭시A52 5G의 경우, 후면에 △6400만 화소 기본 카메라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500만 화소 심도 카메라 △500만 화소 접사 카메라 등 프리미엄 제품군에서나 볼 수 있는 쿼드 카메라를 탑재했다. 그러면서도 500달러(약 56만 원)면 살 수 있다.
갤럭시A32 5G는 280달러(약 31만 원)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최초로 300달러를 넘지 않는 5G(5세대 이동통신)용 스마트폰 모델이다. 이밖에 갤럭시A42 5G는 400달러(약 44만 원), 갤럭시A12는 180달러(약 20만 원)다. 가장 저렴한 갤럭시A02s는 110달러(약 12만 원)이다.
또 5G 지원 기기인 갤럭시A42 5G, 갤럭시A52 5G, 갤럭시A32 5G는 충전기와 함께 제공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기본 구성품에서 충전기를 제외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갤럭시A 시리즈를 대거 출시하는 건 북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9% 점유율로 애플(15%)과 화웨이(14%)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북미 시장에선 25% 점유율로 1위 애플(50%)과 두 배 격차다. 2019년에는 애플이 44%, 삼성전자가 24%의 점유율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격차가 더 벌어졌다.
업계에선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결정한 LG전자의 북미 지역 점유율(10%)을 삼성전자가 흡수하기 위해 갤럭시A 라인업 강화에 나선 것으로 관측한다.
LG전자는 북미에서 프리미엄폰보다는 중저가폰을 위주로 사업을 해왔다. LG전자의 작년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의 58%가 150달러 이하 가격대였고, 150~500달러 가격대 스마트폰은 37%였다. 500달러를 넘는 프리미엄폰 스마트폰 비중은 5%에 그쳤다.
국내에서는 LG전자를 대체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없다시피 해 삼성전자가 LG전자 점유율을 그대로 흡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미에서는 모토로라, 알카텔, 노키아 HMD 등 군소 안드로이드 대체품이 다수 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최근 LG전자 휴대폰 사업 철수 관련 리포트에서 "북미에서는 삼성전자가 LG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A 시리즈를 강화하고, 모토로라, HMD, 알카텔, ZTE 등도 나머지 점유율을 뺏기 위해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