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관련 서울시장 권한 '한계' 지적도
오세훈 서울시장의 민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공약으로 서울 내 주요 재건축 아파트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선 오 시장 당선 이후 추가 집값 상승을 기대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8일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의 매매 호가는 한 달 전보다 수억 원씩 올랐다. 특히 박원순 전 시장 때 만든 ‘한강변 아파트 35층 제한’ 규제 철폐 기대감에 여의도와 압구정 일대 재건축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였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B공인 관계자는 “여의도 시범아파트 대형평수(전용 156㎡) 기준으로 최근 한 달 새 호가가 2억~3억 원가량 올랐다”며 “아직 실거래 등록은 안 됐는데 얼마 전 전용 156㎡형이 신고가인 29억8000만 원에 팔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의도 시범아파트 전용 156㎡형의 직전 거래가격은 27억8000만 원(7층ㆍ2월 10일 거래)이었다. 현재 호가는 같은 평형 기준으로 30억~32억 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가장 저렴한 물건은 1층으로 이 역시 현재 호가는 직전 실거래가보다 오른 28억 원이다.
여의도동 H공인 관계자는 “오 시장 취임으로 재건축 사업이 구체화하면 가격이 더 오를 것 같다”며 “현재 매수 문의는 많은데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거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2차 아파트 역시 재건축 기대감으로 매매 호가가 치솟았다. 인근 G공인 관계자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 때 여당이나 야당이나 재건축 완화한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이미 두 달 전부터 조합 설립 등 재건축 기대감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었는데 오 시장 당선으로 집주인들이 호가를 더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압구정동 현대1‧2차 아파트 전용 131㎡형은 이날 기준 최고 호가는 40억 원으로 지난달 29일 실거래가 36억5000만 원(4층)보다 3억5000만 원이나 올랐다. 압구정 일대 재건축 대장주 단지로 꼽히는 현대7차 아파트 전용 245㎡형은 지난 5일 80억 원에 거래되면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재건축 활성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많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시장의 권한이 재건축 규제를 완전히 풀만큼 강하지 않다"면서 "개발 기대감에 들떠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