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전문대생에 더 가혹...경사노위 “청년 목소리 반영 대책 필요”
청년 구직자 10명 중 9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보니 이들의 우울감 정도는 매우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가 최근 발간한 '사회적 대화 브리프(Brief) 20호'를 통해 이러한 내용의 '코로나19와 청년노동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작년 11월 28일~12월 14일까지 만 29세 이하 청년 구직자 59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내용은 코로나19가 취업 준비 과정에서 영향을 주고 있는지와 우울감 정도 등이다.
조사 결과 청년 구직자 34.7%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구직이 약간 어려워졌다"고 답했으며, "매우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57.0%였다. 전체 응답자 중 91%가 코로나19로 인해 일자리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구직 과정에서 경험한 어려움으로는 ‘아르바이트, 단기일자리 등 소득 기회 감소’가 84.7%로 가장 많았고, ‘기업의 채용 감축(76.5%), ‘직업교육훈련, 자격증 시험 등 구직준비 기회 감소(70.8%)'가 그 뒤를 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청년 구직자의 우울감의 정도는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CES-D 우울감 점수가 23.2점으로 측정됐다. CES-D는 60점 만점에서 16점 이상이면 경증의 우울증상, 21점 이상이면 중등도의 우울증상, 25점 이상이면 중증의 우울증상(전문가와의 상담을 필요로 함)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상대적으로 여성(23.6점), 20대 후반(24.3점), 구직기간 1년 이상(25.9점), 2·3년제 대학 재학 또는 졸업자(25점) 등에서 우울감 정도가 높게 나타났다. 우울감의 원인인 스트레스 요인(복수응답)은 구직이 84.6%로 가장 많았다. 생계 우려도 68.8%로 높게 나타났다.
신수정 경사노위 전문위원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서 코로나19가 청년 구직자 중에서도 여성, 전문대 재학생·졸업생 등에게 더욱 가혹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청년들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손상되고 코로나19 이후 경제를 재건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청년고용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들 마련해 시행 중에 있지만 정책의 대상인 청년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경향이 크고, 참여할 수 있는 통로도 빈약하다"면서 "청년의 목소리가 반영된 고용안전망 강화, 청년 금융안전망 마련, 마음건강 지원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