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증권가에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분쟁 합의에 따른 위험성 해소로 가치 회복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을 쏟아냈다.
이날 주가는 SK이노베이션이 전 거래일 대비 3만6000원(15.13%) 오른 27만4000원(오전 9시45분 기준)에 거래됐고, LG화학도 1만7000원(2.09%) 상승해 82만9000원으로 올랐다.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선 소송 합의 지연은 최대 악재였지만, 전격 합의를 통한 불확실성 해소로 투자 심리는 반전됐다. 현재 시가총액에 반영된 배터리 가치는 3조 원 수준에 불과하므로 향후 배터리 가치의 극대화가 기대된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내 배터리 사업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됐으며, 배터리 가치에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했던 소송 리스크가 해소되며 배터리 가치가 본격 반영될 것"이라며 "향후 배터리 실적은 소송 비용 소멸 및 공격적인 케파 증설 등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해 배상액이 시장 예상치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는 점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막대한 변호사 고용 등 일회성 비용 제거로 당초 계획 대비 배터리 사업의 손익분기점(BEP) 달성 시점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목표주가를 34만 원으로 상향한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1조 원의 현금 유출이 발생하지만, 불확실성 해소로 그 몇 배 이상의 시가총액 상승이 예상된다"며 "혹독한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으로 이미 세계 5~6위권 배터리 업체로 등극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총 2조 원(현금+로얄티 각 1조 원) 수익을 확보한 LG화학도 그간의 축적된 악재 극복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부터 코나EV 화재 충당금, 폭스바겐 내재화 배터리 발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전 지속에 따라 악재가 중첩되며 투자자들에게 누적된 피로가 컸다"며 "최대 악재였던 소송 리스크 해소와 향후 미국 투자가 탄력 붙을 점을 감안하면 투자심리 개선의 변곡점에 왔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선 소송과 함께 두 회사의 주가 상승 발목을 잡은 폭스바겐 배터리 방식 변경 걸림돌을 뛰어넘을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6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주가는 폭스바겐이 각형 배터리 적용 확대 발표에 급락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에 파우치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배터리 방식 변화에 LG에너지솔루션(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타격이 예상됐다.
김정환·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폭스바겐이 2023년부터 각형 배터리를 도입한다고 밝힘에 따라 폭스바겐 향 파우치형 2차전지 주요 공급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에는 부정적인 소식"이라며 "계획에 따르면 2025년부터 한국 2차전지 배터리 업체들의 폭스바겐 내 점유율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