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쓰는 행태 버릇 고쳐야” “최저 비용으로 본전 뽑으려” 비난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택배 개별 배송이 중단된 지 하루 만에 입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전날 택배 기사들이 “세대별 배송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아파트 단지 정문까지만 배송한 물품을 주민들이 나와 일일이 찾아가는 상황이다.
15일 뉴스1은 일부 강성 입주민을 중심으로 전국택배노동조합과 택배사를 향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파트와 택배 기사 간의 갈등은 해당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지난 1일부터 입주민 안전과 아파트 시설물 훼손 등을 이유로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통보하면서부터다.
문제는 이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출입구 높이가 2.3m에 불과해, 기존 택배 차량(탑차)은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택배노조는 지난 8일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13일까지 아무런 공식 답변을 받지 못했다. 결국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실제 행동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일부 입주민을 중심으로 저탑 차량을 운영하는 업체만 이용하겠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당분간 합의는 어려울 전망이다. 단체 대화방에서 택배노조와 택배사를 향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 주민이 “택배가 (집 앞까지) 안 오는 곳에서는 안 시킬 것”이라고 하자 “쿠팡으로 사면 된다”, “쿠팡에서 웬만한 건 다 살 수 있다” 등 동조하는 의견이 쏟아졌다. 쿠팡, SSG닷컴, 마켓컬리 등 저탑 차량을 운영하는 업체들은 원래대로 개별 배송을 진행하고 있다.
다른 입주민은 “떼를 쓰면 다 들어주니까 허구한 날 떼를 쓰는 행태를 고쳐야 한다”, “전부 다 구축(아파트)에 살아서 상식 없는 사람들이 많다. 5000세대니까 최저 비용으로 뽕을 뽑으려고 저러는 거로밖에 안 보인다”, “재벌 택배사가 고객에게 최저 비용으로 최대 이익을 내려고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반면 택배사와의 원만한 합의를 통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입주민은 “몇몇 주민의 이기적인 생각으로 다른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집 앞 배송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지난 13일 택배노조에 공문을 보내 “아파트 단지는 지상으로 차량이 통행할 수 없도록 건축됐고 택배회사에 2020년 3월부터 수차례 지상 운행을 자제하고 저상 차량 배차를 통한 지하주차장 운행 및 배송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