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장애인 비하, 끊임 없는 이유는? "감수성 부족…정당 차원 개선 필요"

입력 2021-04-2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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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장애당사자 최혜영 원내부대표로
주호영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인식 개선"
국회 내부 변화 더뎌…"감수성 부족해서"
정당과 국회 차원 개선 필요하단 지적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관계자들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국회의원의 '장애 비하 발언'에 대한 장애인 차별구제 청구소송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내에 장애인 당사자에 대한 차별이 없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치권에선 여전히 장애인 비하 발언이 나오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치인들이 장애인 당사자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에 국회 전체는 물론 정당 차원에서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제41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국회는 장애 인식 개선에 노력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장애인 당사자인 최혜영 의원을 원내부대표로 임명해 장애인 관련 정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최 의원은 "장애인을 비롯한 소외계층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면서 눈높이 정치, 삶과 맞닿아 있는 정치를 하는 국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지난 3월 의원총회에서 언택트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을 진행했다. 이어 장애 인식 개선 매뉴얼을 만들어 당내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선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이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개선하고 미시적인 정책의 디테일을 통해 장애인 권익을 옹호하는 데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회 내부에선 여전히 장애 인식 개선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절름발이 총리', '꿀 먹은 벙어리',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 등 장애인 비하 발언은 끊이질 않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국회의원들이 장애인 당사자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해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중앙장애인위원장을 맡은 이종성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정치권의 장애인 비하 발언이 계속되는 점을 두고 "인식적인 기반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하루아침에 바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 감수성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철환 장애벽허물기 활동가는 "관점을 바꿔야 그런 말이 안 나오는데 그냥 도와주면 끝나는 거라고 보는 단순한 생각 때문에 (비하 발언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해가 필요하다"며 "직접 체험을 하든 아니면 교육을 통해서 간접 체험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강원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권정책국장은 "국회의원들 연령층이 청년들보다는 기성세대들을 중심으로 되어 있다 보니 그런 감수성이 오히려 떨어지는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식개선의 문제"라며 "본인들의 책임이고 법적인 의무"라고 피력했다.

이에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해선 정당과 국회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활동가는 "소수 정당은 1년에 몇 시간씩 의무적으로 (교육을) 이수하도록 한다"며 "국회의원들만 바뀌어도 되는 문제는 아니고 보좌진들이나 중간 간부들이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애인을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받아야 한다"며 "장애인이나 소수자에 대한 비하 발언을 했을 떄 윤리위 재소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정책국장은 "정당 대표라든지 정당의 운영진들이 이 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경고해야 한다"며 "국회의원의 인식개선 교육 이행 여부나 이행률도 모니터링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장애인들의 어떤 상황이나 차별 문제,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계속 접하고 인식해가면서 발전이 된다고 본다"며 "의원들이 그래서는 안 되겠다는 인식과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틈틈이 생활에서 체득한 부분을 인지시켜줘서 감수성이 충만해질 떄까지 장애계와 우리가 같이 노력을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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