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신 도입 물량ㆍ일정 불확실성 커지자 적극 도입 검토…현재 60개국서 사용승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러시아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관련 백신의 허가 동향을 모니터링하며 관련 데이터를 확보해 검토에 나섰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22일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외교부를 중심으로 ‘스푸트니크V’의 안전성 등의 자료를 수집하고 있고, 국외의 허가승인 상황, 접종현황 등에 대해 자료수집과 모니터링을 지속해서 하고 있다”라며 해당 백신을 도입하기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단장은 “현지 기업에서 국내 규제당국인 식약처에 허가 신청을 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열린 비대면 백브리핑에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 역시 “‘스푸트니크V’와 관련해 유럽의약품청(EMA)에서 허가 절차에 착수한 지 꽤 됐는데 거기서 확보한 데이터 설명 등을 중요하게 참고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V’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는 참모진 건의에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청와대는 스푸트니크V 백신의 사용 실태와 부작용에 대해 점검 중이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지난주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러시아산 백신 도입 문제를 검토했다.
이날 식약처 역시 외교부에 ‘스푸트니크V’ 백신을 접종하는 국가에서 혈전 발생 등 이상반응과 관련한 정보 수집을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대상 국가는 스푸트니크V 백신을 접종 중인 러시아 등 12개국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개발한 ‘스푸트니크V‘는 지금까지 나온 전 세계 백신 가운데 예방효과가 97.6%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 V를 개발해 승인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백신 개발 절차와 달리 3상 임상시험을 건너뛰어 효능과 안전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는데 이후 세계적 의학 학술지 ‘랜싯’에 3상 임상시험 결과가 공개되면서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스푸트니크 V는 현재 60개국에서 사용승인을 받았다. 백신 사용승인 국가 수로는 세계 2위다.
한편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 코로나19 백신 1809만 회분을 도입할 예정이고, 1200만 명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도입이 완료된 물량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00만 회분, 화이자 백신 187만 회분이고, 6월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867만 회분, 화이자 백신 555만 회분을 추가로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얀센과 노바백스, 모더나 백신은 2분기부터 차례로 도입된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공급 일정과 물량은 확정하지 못했다.
이에 백신 수급 불확실성으로 정부가 세운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계획이 어그러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손영래 반장은 이날 비대면 백브리핑에서 “변이 바이러스와 3차 유행, 백신 수급 문제 등으로 추가적인 백신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 백신 수급을 둘러싸고 정부가 계획대로 백신을 수급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방역에 도움이 안 되는 논쟁일 뿐”이라며 “제약사가 공급 위반으로 공급이 지연된 사례는 없었고, 1단계 목표가 6월 말까지 1200만 명 1차 접종인데 아직 2개월이나 남았다. 두 달 뒤에 달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백신 예방접종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방역 등에 관심을 가져달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