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측 “삼성, 공정한 성장 이뤄…檢 시각 한쪽으로 치우쳐”

입력 2021-04-22 17:12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檢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부당 거래 및 시세조정"
3개월 만에 법정 출석 이재용…변호인 "재판 연기에 감사"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지 3개월 만에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충수염 수술을 받은 이 부회장은 변호인을 통해 재판을 연기해준 재판부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재판장 박정제 부장판사)는 22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의 첫 공판 기일을 열었다.

충수염 수술 이후 수척…국민참여 재판 원하지 않아

이 부회장 측은 이날 재판에 앞서 “재판부가 기일을 연기해줘서 피고인이 위급한 상황을 넘기고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검은색 정장에 흰색 와이셔츠를 입고 법원에 출석했다. 흰색 마스크를 쓴 이 부회장은 입원 도중 체중이 약 7㎏ 줄어 수척한 모습이었다. 국민참여 재판을 원하냐는 재판장의 질문에는 "아닙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내에 가장 큰 대법정에서 진행됐다. 검찰에서는 11명이 출석했고, 이 부회장 등 삼성 측 변호인단도 약 30명이 나왔다.

오전 재판에선 검찰의 공소사실 요지를 담은 프레젠테이션(PPT)이 진행됐다. 검찰은 “검찰이 오해하고 있다는 변호인 측의 주장과 공소사실을 호도하는 주장들이 있었기에 재판부의 오해가 없도록 공소제기 취지를 설명하겠다”며 지난 공판준비기일에서 변호인이 반박한 사실에 대해 재반박하는 내용을 PPT에 담았다.

檢 "사업 효과보다 사익 목적"

검찰은 “변호인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통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는 공시를 통해 누구나 알 수 있었고 합병 목적을 숨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문제는 마치 사업상 필요에 따른 합병인 것처럼 가장하고 그 목적과 경과를 숨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부회장이 대주주였던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비율이 이뤄져야 했고 삼성물산에 손해가 야기됐다”면서 “피고인들은 이 부회장의 사익을 목적으로 유리한 시점을 선택했고 사업 효과는 고려대상으로 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흡수합병 과정에서 △거짓 정보 유포 △중요 정보 은폐 △허위 호재 공표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를 위한 불법 로비 △자사주 집중매입을 통한 시세조종 등이 있었다고 봤다.

검찰은 합병 당시 제일모직이 자사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주식 약 3주를 교환하는 조건으로 합병했고,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했던 이 부회장은 합병 후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확보하면서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이재용 측 "합병 안했다면 주가 폭락"

오후에 재개된 재판에선 이 부회장 측의 변론이 이어졌다. 이 부회장 측은 “옛 삼성미래전략실(미전실)이 총수 보좌 조직이고 대주주 이익만을 위해 움직였다면 브랜드 가치가 세계 5위인 삼성그룹이 존재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면서 “삼성은 그동안 공정한 성장을 이뤄왔고 국가 경제에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이 적지 않은데 검찰 측 시각은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합병은 순환출자 해소라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었고, 합병으로 순환출자 구조가 단순화돼 경영권 안정화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며 “삼성물산의 경우 합병하지 않았다면 잠재부실 및 건설업 불황으로 주가가 추가로 폭락해 더 불리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이 부회장이 비용 없이 삼성물산 주주가 됐다고 하는데 제일모직 23.2% 주주였다가 그 지분이 희석돼 대가를 지급했다”면서 “옛 삼성물산 주주들은 없던 통합 삼성물산 주식을 새로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선 “검찰은 일부러 삼성물산 해외실적을 축소하고 회사가치를 고의로 떨어뜨렸다는 의심 하에 수사를 시작했지만, 공소장에 이런 내용이 하나도 포함되지 않고 단지 의혹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