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고촌, 고양 대곡·화정, 하남 감북 등 유력 후보지
다시 들썩이는 수도권 집값 진정시킬 수 있을지 관심
정부가 14만9000가구 규모의 2차 신규 택지 입지를 이르면 이번주 공개한다. 경기 하남·고양·김포시 등 그간 택지지구 지정 때마다 단골처럼 거론되던 후보지들이 이번에도 유력 신규 택지로 점쳐지고 있다.
다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불씨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급대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26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2·4 공급 대책을 통해 예고했던 신규 택지 공급 지역 2차분을 이번주 발표한다. 앞서 홍남기 국무총리 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지난 21일 “이미 발표한 주택 공급 계획 및 일정에 따라 주택 공급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이달 말 추가 신규 택지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2·4 대책에서 5년 동안 공급할 전국 83만6000가구 중 26만3000가구(세종 행복도시 1만3000가구 포함)를 전국 신규 택지로 공급한다고 예고했다. 같은 달 발표한 1차 신규 택지 발표에선 이 중 10만1000가구를 공급할 3곳을 공개했다. 광명·시흥신도시(7만 가구), 부산 대저지구(1만8000가구), 광주 산정지구(1만3000가구)다. 나머지 14만9000가구 중 11만 가구는 수도권에서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번 2차 신규 택지 발표에서 11만 가구에 달하는 수도권 전체 물량을 모두 풀어 물량 공세에 나설 경우 서울·수도권 집값을 어느 정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점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이 상당히 부담스러울 만큼 오른 상황에서 대규모 공급 시그널은 주택시장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2차 공공택지에선 여의도 면적의 4.3배에 달했던 광명·시흥신도시 만큼 대규모 땅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물망에 오른 후보지는 김포시 고촌, 고양시 대곡·화정, 하남시 감북지구 등이다.
김포 고촌지구는 3기 신도시 지정 당시 유력 후보지였다. 김포시 초입에 있어 2기 신도시인 한강신도시보다도 입지가 더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남 감북지구(하남시 감북·감일·광암·초이동)는 2010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가 해제된 점에서 광명·시흥신도시와 비슷하다. 하남 감일지구 북쪽에 자리잡아 서울 강남과 가깝고, 3기 신도시인 하남 교산보다도 입지가 우수하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11만 가구에 달하는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예상치 못한 택지의 깜짝 등장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신도시 땅투기 논란은 넘어야 할 산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4개 지역은 기존 신도시나 택지지구보다 입지가 더 뛰어나다"며 "다만 택지지구 지정 때마다 숱하게 물망에 올랐던 곳들로 투기 의심 사례가 적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선 광명·시흥신도시에서 촉발된 LH 직원 땅 투기 의혹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신규 택지를 추가 발표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2차 신규 택지 후보지의 토지 거래 동향 등을 살펴보는 등 사전 검증을 한창 진행 중이다. 이 조사 결과는 2차 신규택지 선정와 함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투기성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나온다면 정부의 신도시 개발 정책을 둘러싼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공직자와 그 가족에 대한 토지 거래 조사로는 차명 거래나 자금 출처를 밝히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토지 보상 작업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심 교수는 "정부가 입지 발표를 강행해도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 추락으로 LH의 토지 보상 협상력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실제 주택 공급 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훨씬 더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